[뉴스핌=이승환 기자] 알리바바의 인터넷 전문 은행 마이뱅크(網商銀行,왕상은행)의 온라인 대출 서비스 규모가 8개월 만에 460억위안(약 8조원)을 돌파했다. 기존의 금융 서비스에 전자상거래와 빅데이터를 결합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단기간 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중국 IT 전문 매체 시나과기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 산하 인터넷 전문 은행 마이뱅크의 지난 2월말 기준 여신 누적액이 460억위안을 기록, 자금을 조달 받은 중소업체의 수가 80만 곳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의 기록이다. 마이뱅크의 온라인 대출 서비스의 대부분이 소액 대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금융 시장에서 보기 드문 폭발적인 증가세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마이뱅크 <사진=바이두(百度)> |
전문가들은 마이뱅크의 이같은 단기 성장 비결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간편한 신용 평가 시스템과 산하의 전자상거래 이용자를 타겟으로 한 소액대출 서비스를 꼽고 있다.
마이뱅크의 대출 심사는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자체 신용평가 플랫폼인 즈마신용(芝麻信用)을 통해 이뤄진다. 즈마신융은 고객의 ▲전자상거래 결제 ▲신용카드 연체 상황 ▲ 통신 및 각종 요금 납부 ▲ 모바일 결제 ▲재테크 상품 가입 현황 등 온라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체적인 신용등급을 결정한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주해 있는 중소 업체의 경우 판매 실적, 대금 결제 상황 등에 따라 신용등급이 결정된다. 모두 무담보 대출이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연 거래액은 3조위안으로, 창업 13년만에 세계 최대 오프라인 소매업체인 월마트를 추월했다.
신문에 따르면 개인이 마이뱅크을 통해 최대 10만위안의 대출을 받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10분에 불과하다. 중소형 업체들은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100만위안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대출 심사 통과 비율이 오프라인 은행보다 30% 가량 높은 반면 대출 연체 비율은 시중 소액 대출 금융기관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티몰(Tmall), 타오바오(淘寶) 등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연계된 대출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뱅크는 일정한 신용 정보 심사를 거쳐 개인에게 1~5만위안의 쇼핑 결제 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업체들의 결제대금과 운영자금을 전문적으로 대출해주는 신런푸(信任付)의 경우 출시 1개월만에 5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중국 금융업계의 한 전문가는 “소형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거래대금 결제와 지불 시점 불일치로 반복적인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며 “입주 업체들이 신런푸를 통해 최대 90일까지 결제 기일을 연장하는 등 영세업자들의 자금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고 설명했다.
마이뱅크은 이외에도 소형 스타트업 업체, 오프라인 외식업 창업자, 농촌 거주 농업 종사자 등을 타겟으로 한 전문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존 시중 은행들의 대출 사각 지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