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주변 사람들의 90% 정도가 라인을 쓰고 있어요."
지난 3일 태국 방콕의 시암스퀘어 거리. 여고생 제인 꾼투안(18)은 쇼핑몰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 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가장 자주 쓰는 앱(애플리케이션)은 라인과 트위터"라며 "메신저를 이용할 때나 음악을 들을 때 라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 시간이 가장 긴 앱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명동처럼 쇼핑몰이 한 데 모인 시암스퀘어에는 평일 낮에도 젊은이들로 붐볐다. 저마다 옷차림은 다르지만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진 라인은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방콕 시암스퀘어에 위치한 상점 직원이 메신저 라인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최유리 기자> |
태국에서 라인의 입지는 숫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총 가입자는 3300만명. 태국 전체 인구(6800만명)의 절반이자 모바일 인터넷 인구(4000만명)의 80% 수준이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장은 "태국은 인터넷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더 높은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국가"라며 "스마트폰이 전자상거래나 동영상 시청의 중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스며든 것은 이용자들 뿐만 아니다. 이용자들과 연결되기 위해 다양한 사업자들이 라인을 찾고 있다. 마케팅 플랫폼 '라인앳',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통해 다양한 사업자들과 손을 잡으면서다.
실제로 시암스퀘어 상점 곳곳에선 라인의 제휴처임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인 라인기프트샵이나 라인페이 제휴처인 곳이다. 커피숍 직원인 송폽 밤룽순탄은 "라인으로 받은 쿠폰을 보여주면 할인을 해준다"며 "이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인터넷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 태국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유리 기자> |
시암스퀘어 한편에선 라인 빌리지 공사가 한창이다. 총 100평 규모의 3층 건물인 라인 빌리지에는 캐릭터숍과 라인카페, 디지털 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오는 3분기 내 문을 열고 태국 국민들에게 라인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라인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태국 이용자 일상에 파고들 계획이다. 음식,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심부름 서비스 '라인맨'을 첫 타자로 내세웠다. 간편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도 방콕의 대중교통 수단인 지상철 BTS 티켓을 대체할 전망이다. 라인은 태국 BTS 그룹과 합작회사 '래빗 라인 페이'를 설립해 제휴 업체 총 4000개를 확보했다.
라인 태국 법인은 현지 사업자와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전문 부서를 설립했다.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운영에 걸친 모든 과정을 태국 법인에서 총괄하기 위해서다.
아리야 태국법인장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사업자들은 수많은 솔루션 가운데 어떤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과 만날 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 라인은 태국인의 일상에 유용하고 혁신적인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포털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콕/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