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초 일본 국채를 매입한 미국 투자자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채 가격 상승과 더불어 달러화 대비 엔화 강세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달러/엔이 105엔 선까지 밀린 데 이어 추가 상승 여지가 높은 데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이 국채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3일(현지시각) 브린 캐피탈에 따르면 연초 달러화를 엔화로 환전, 일본 국채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최근까지 총 18.3%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연초 상황을 감안할 때 시장의 공감대에 어긋나는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홈런’이었던 셈이다.
지난 2일 기준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연초 이후 12% 급락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엔은 105엔 선으로 미끄러졌다.
미국 경제의 1분기 성장 둔화와 연준의 비돌기파 행보, 여기에 BOJ의 통화정책 동결 등 엔화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마이너스 0.14%까지 하락해 이른바 ‘서브 제로’ 영역으로 떨어졌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데 따라 국채 수익률은 가파르게 떨어졌지만 엔화는 예상밖의 강세를 보이며 국채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률을 안겨줬다.
환차익까지 포함한 일본 국채 투자 수익률은 연초 이후 미국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낸 4.5%의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독일 국채 투자 수익률도 11.4%에 달했지만 이 역시 일본 국채에 턱없이 뒤쳐지는 결과다.
피터 치르 브린 캐피탈 매크로 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초 국채 수익률이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시장의 공감대에도 하락 추세가 멈추지 않았다”며 “앞으로 일본 국채 수익률 하락과 엔화 상승폭을 예측하기 어렵고, 채권 투자자들은 듀레이션 리스크게 각별히 주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채 수익률이 전례 없는 영역으로 하락한 만큼 앞으로 금리가 완만한 상승을 보이더라도 국채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