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지역을 방문하느냐에 따라 소비 성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특히 시내면세점과 백화점, 아울렛부터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국내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상권에서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들의 소비성향을 반영한 전략 수립이 중요해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권은 여전히 명동과 동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중 62.4%가 명동을 방문했고, 49.8%가 동대문을 찾았다.
다만 명동과 동대문에서의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성향은 차이를 보인다.
먼저 명동은 구매력이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두드러진다. 전통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 곳에는 국내 시내면세점 1위인 롯데면세점 소공점 뿐만 아니라 롯데·신세계 등 백화점이 자리잡고 있으며, 다양한 패션·뷰티 브랜드까지 접할 수 있다.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주로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구매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사간 브랜드는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였다. 뒤이어 MCM, 젠틀몬스터, 샤넬 등이 뒤를 이었다. 화장품 설화수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춘절기간에는 루이비통이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가격대가 높은 제품의 구매 비중이 높았다.
동대문의 경우 명품보다는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의류나 패션아이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패셔너블하고 트랜디한 아이템을 구매하려는 젊은 중국인 고객들이 동대문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백화점보다는 대형 쇼핑몰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대문에 입점해 있는 롯데피트인의 매출을 살펴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클럽클리오 화장품과, ABC MART 신발, 스튜디오 화이트의 의류를 주로 사갔다. 또 로이드의 시계와 탄생석 반지 등도 인기를 끌었다.
피트인의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에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이 이같은 뷰티·패션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커 중 개별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지역을 찾아 소비를 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각 업체들도 이런 성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