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롱숏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박스피(코스피+박스권) 장세의 대안이다."
롱숏펀드 투자자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얘기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매수(롱 long),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공매도(숏 short)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이다. 추세적인 상승, 하락이 이어질 때보다 박스권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모든 롱숏펀드가 이 같은 통설을 따르지는 못했다. 시장이 요동칠 때 같이 흔들리면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진 펀드도 생겼다. 이 와중에도 조용히 롱숏펀드 강자를 지키고 있는 상품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마트롱숏 시리즈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롱숏펀드 가운데 미래에셋스마트롱숏 시리즈의 1년 수익률이 가장 좋다. 스마트롱숏70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C1, 스마틍롱숏50증권자투자신탁1(주식혼합)종류A는 각각 8.12%, 4.79%, 스마트롱숏30증권자투자신탁1(채권혼합)종류C는 4.79%였다. 같은 기간 롱숏펀드 평균은 1.31%에 그쳤다.
연초 이후 성과 역시 세 개 펀드가 1~2%대 수익률로 전체 평균인 0.46% 보다 좋았다.
이 같은 수익률 호조에 연초 이후 스마트롱숏 시리즈에 들어온 자금이 3000억원을 넘었다. 운용 규모도 국내 롱숏펀드 중 최대다.
지난 2014년 3월 첫 선보인 미래에셋스마트롱숏 시리즈는 펀드명에 30, 50, 70이란 숫자가 붙어있다. 이는 주식과 채권 비중을 나타낸다. 주식 비중이 각각 30%, 50%, 70%란 얘기다. 지난 1년 수익률은 주식 비중이 높을수록 좋았다.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김주형 LS운용본부장은 국내에서 손 꼽히는 롱숏 대가다. 201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하기 전까지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다이나믹코리아펀드 시리즈 운용을 맡았다.
당시 1조원 넘는 롱숏펀드를 지휘했던 김 본부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운용 목표를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지양하고 균형을 갖추는 것이다. 즉, 통제된 변동성을 유지한 채 채권 금리 이상이라는 목표 수익률을 내는 것이 전략이다.
올해 초 포트폴리오를 보면 매수 포지션에 전기전자(IT) 비중이 가장 높았고, 매도 포지션에는 소재나 에너지 등이 상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들 업종 전망에 따라 롱과 숏 포지션으로 구분한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은 "코스피200선물지수를 헤지하기 위해 롱 포지션에 IT 대형주 비중을 가져간 것"이라며 "숏 포지션을 취한 종목도 부정적으로 보고 매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롱숏펀드를 운용하다보니 어떤 업종이 긍정적이고 부정적인지 전망해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그는 어떤 섹터가 더 오르고 내리냐를 예상하지 않고, 좋은 주식과 나쁜 주식, 비싼 주식과 싼 주식을 잘 가려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섹터만 좋게 보고 편입하게 되면 시장에 따라 수익률이 춤을 추게 되는 것"이라며 "주로 바톰업 관점에서 기업 미팅을 하고 철저한 개별 종목 분석에 나선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성장성을 갖추고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을 선호한다. 성장성이 크지 않은데, 이슈나 특정 테마 등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들은 숏 리스트에 올려놓는다.
밸류에이션을 따질 때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닌 캐시 플로우(Cash Flow)를 살핀다. 김 본부장은 "대부분 밸류에이션을 볼때 PER나 PBR 지표를 많이 보지만 주로 캐시플로우를 통해 종목을 고른다"며 "캐시플로우가 꾸준히 안정적으로 나오는 회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