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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일문일답'으로 짚어본 궁금한 중국경제 <中>

기사등록 : 2016-05-1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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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측 개혁은 중진국 함정 넘을 여의봉

[편집자] 이 기사는 05월 09일 오후 5시3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상편에서 이어짐> [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 당국은 향후 레버리지를 억제하고 금융리스크를 낮추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1분기 성장 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또한 U자형 경제회복은 당분간 어렵고 L자형 경제기조가 1,2년 넘게 지속될 것으로 중국 당국은 보고 있다.

중국은 9일 인민일보의 '권위인사 인터뷰' 형식을 빌어 거시경제 형세및 향후 중점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인민일보 '권위인사 인터뷰'는 중국 공산당이 당의 중요한 정책 방향을 외부에 공개하는 전통적인 방식 가운데 하나로써, 중국 경제계와 시장에서는 인민일보 인터뷰에 등장한 권위인사의 발언이 곧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여긴다.

중국 정부가 권위있는 인사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당국의 경제 정책 방향을 시장에 전달한 것은 1년안에 벌써 세번째다.

인민일보는 지난 2015년 5월 25일과 올해 1월 4일 각각 ‘중국 경제 형세에 대한 다섯가지 질문’과 ‘공급측 개혁에 대한 일곱가지 질문’을 권위인사 인터뷰로 게재했으며 그때마다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이날 인인밀보의 '권위인사 인터뷰' 역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는 당국의 탈 레버리지 정책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권위인사 인터뷰가 보도된 9일 2.79%하락한 2832.11포인트까지 밀려났다.

인민일보의 '권위인사 인터뷰' 전문 가운데 핵심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공급사이드 개혁 (공급측 개혁)

질문: 공급사이드 개혁은 국내외에서 모두 주목하는 사안이다. 현재 심화된 개혁방안이 마련됐는지? 또 1분기 경제상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향후 공급사이드 개혁의 중점과 난제는 무엇인지?

권위인사: 공급사이드 개혁은 중국 경제 운영의 주요 골간으로서 장기적으로는 중진국 함정을 돌파할 수 있는 가장 유효하고 필수불가결한 정책적 도구이다.  공급사이드 개혁이야말로 눈 앞의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임을 모두가 깨닫고 있지만 개혁 추진을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서방국가에서는 여러 개의 당이 집권하고 있어 개혁 실천이 어렵다. 하지만 중국은 제도적 이점을 가지고 있어 공급사이드 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중앙정부는 공급사이드 개혁의 이론부터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가령 올해 1월에 열린 중앙 재경영도소조(財經領導小組) 제12차 회의에서는 공급사이드 개혁의 이론철학을 집중 연구해 현황이 어떤지, 방향과 목적은 무엇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누가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화하는 ‘5가지 구체화(五個搞清楚)’를 제시했다.

각 중앙 부처는 세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업무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며 현재 일부 방안은 기본적인 틀을 갖춘 상태다. 추후 당국은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방안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광둥(廣東), 충칭(重慶), 장쑤(江蘇), 저장(浙江), 산시(山西) 등 각 지방정부 또한 해당 지역의 공급사이드 개혁 방안을 속속 내놓았다. 현재 많은 기업이 막무가내식 사업확장을 억제하는 등 실질적인 동참을 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이미 양(量)과 질(質)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공급사이드 개혁의 5대 임무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밥은 한 입씩 먹고, 길은 한 걸음씩 걷는 것처럼 차근차근 진행해야 하며 각 단계별로 주력점이 다르다. 올 초 이후 비용 절감 등의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됐다. 앞으로는 공급과잉 해소와 좀비기업 처리 대책이 심도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이는 ‘빼기(줄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취업 및 채무 문제와 연관돼 해결이 쉽지 않다.

질문: 연초 이후 공급과잉 해소 및 재고소진 효과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과정상의 행정적 간섭이 논란이 됐고 심지어 공급과잉 해소를 ‘획일화’, ‘할당제’, ‘구식 계획경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공급사이드 개혁 추진과정에서 행정적 수단은 필요한 것인가? 정부와 시장의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권위인사: 목적과 수단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리의 목적은 행정적 간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시장 매커니즘을 더욱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수단을 통해 이를 달성할 것인가? 방울을 단 사람이 방울을 떼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행정적 간섭을 줄이려면 정부의 ‘자체혁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좀비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는 식이다. 행정명령 없이 시장에만 의지해서 된다고 생각하는가?

중국공산당은 공급측 개혁이 중진국의 함정을 뛰어넘을 묘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물론 행정적 간섭이 없고 시장이 알아서 잘 돌아가는 분야가 있다. 소비재 시장이 그 예다. 소비재 분야는 이미 시장화가 잘 되어 있고 경쟁이 치열해서 시장 상황에 따른 생산량 조절이 자유롭다. 한 마디로 어떤 수단을 이용하든 최종 목표는 자원분배에 있어서 시장의 결정적인 역할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고 동시에 정부의 역할도 더 잘 발휘하는 것이다. 이는 공급사이드 개혁 추진에 있어 반드시 잘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이다.

한편 ▲공급과잉 해소 ▲레버리지 축소 ▲재고 소진 ▲비용 절감 ▲취약점 보완의 공급사이드 개혁 5대 임무는 각급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서는 각 지역에서 구체적인 임무와 목표를 명확히 인지한 다음 환경보호·에너지 소비·품질·기준·안전 등 각종 제도적·법적 문턱을 높여야 한다. 좀비기업에 대해서는 ‘수혈관’과 ‘호흡기’를 단호하게 제거해야 한다.

레버리지 축소를 위해서는 거시적으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중지하고, 미시적으로는 '강성태부(剛性兌付,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원금과 수익을 다른 자금원에서 가져오는 관행)'를 근절해야 한다. 또한 법에 따라 불법 자금조달을 막아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재고 소진을 위해서는 호적(호구)제도 개혁을 실시하고 농민공의 도시진입세, 토지 등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세부담을 낮추고 비합리적인 비용을 없애며 행정 심사·비준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취약점 보완을 위해서는 빈곤퇴치에 힘쓰고 과학기술 혁신 및 생태문명 건설을 적극 추진하며 자금 출처에 인프라 시설을 짓는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

질문: 안정성장 기조와의 충돌 우려로 인한 공급과잉 해소와 레버리지 축소에 대한 의문점이 존재한다. 경기 하방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시장이 정리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건가?

권위인사: 이 문제의 본질은 단기와 중단기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안정성장과 구조조정은 일맥상통한다. 구조조정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자 울타리다. 공급과잉 해소와 레버리지 축소는 구조 최적화와 장기적이고 건전한 경제발전에 보탬이 된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안정성장과 구조조정 사이에 모순이 존재할 수 있다. 공급과잉 해소는 일부 지역의 GDP와 재정수입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레버리지 축소로 인해 잠재한 리스크가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실시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물론이고 단기 효과 또한 계속 떨어질 것이다. 좀비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채무가 쌓이면서 재정 및 금융 리스크를 심화시킨다. ‘안정(성장)’과 ‘(구조)조정’의 관계에 있어서는 ‘정도’와 올바른 방법론이 핵심이다.

공급과잉으로 이룬 단기적 경제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급과잉 해소보다 감내해야 할 고통이 더 크고 지속시간이 더 길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가령 일부 공급과잉 업종의 기업이 손실액이 크고 임금체불액이 늘어나면 은행은 물론 직원들의 고통도 매우 크다. 고통은 긴 것보다는 짧은 것이 낫다. 이러한 기업을 싹 정리하면 토지, 신용대출 등 자원이 늘어나고 직원들 또한 사회보장을 통해 훈련을 받고 새로운 직장에 취직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공급사이드 개혁은 덧셈·뺄셈·곱셈·나눗셈의 사칙연산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비효율적인 생산을 없애면서 효율적인 공급을 늘려 새로운 발전동력을 키워야 한다. 옛 것이 가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오지 않는다. 중서부 지역을 포함한 많은 곳에서 새로운 동력이 대거 생성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옛 모순과 과거의 부담이 커서 단기적인 조정으론 효과를 보기 어렵다. 하지만 멀거니 있느니 뭐라도 시도하는 게 낫다. <하편으로 이어짐>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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