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에 배당금을 줄이고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더 쌓을것을 주문했다.
진 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조찬을 하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이날 조찬모임에 배석한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따르면, 진 원장은 이들 은행장들에게 "부실기업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하고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한다"면서, "배당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부실이 났을 때 충당금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은행의 이익을 (무리해서)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 원장은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엄격·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앞서 관계자는 "진 원장이 은행장들에게 국내 대형 조선업체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과 중소조선사 4사(STX조선·성동조선·SPP조선·대선조선) 등 조선·해운업종에 대해 자구노력이 필요한 부분 및 자구계획 이행 등에 대해 가급적 빨리 진행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진 원장은 또 주채무계열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에서 조선·해운·철강 등 취약업종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총 신용공여액이 1조3581억원 이상인 39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고, 채권은행과 함께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 평가에서 재무구조 취약 기업이나 부실징후 기업으로 분류되면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채권단과 합의를 통해 재무구조개선약정·정보제공약정 등을 맺게 된다.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약정 이행상황 및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당국 관계자는 "이번 주나 다음 주 안으로 주채무 계열 평가를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며 "진 원장은 은행장들에게 조선·해운·철강 등 취약업종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한 잣대로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은행장들은 은행의 어려운 입장에 대해서 금용 당국의 이해를 구하고, 자본확충 및 국제결제은행(BIS) 바젤 기준과 관련해 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진 원장은 최근 이들 세 곳의 은행장들 이외에도 다른 은행장들과도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관계자는 "이들 은행 세 곳만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 만난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다른 은행장들과도 만나고 있고, 필요하다면 그룹별로 은행장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