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에 허덕였던 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고 실적이 뒷걸음치면서다. 여기에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도 더해졌다.
이중고에 빠진 카카오는 하반기부터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한 식구가 된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와 시너지를 내고 카카오택시의 수익화에 나서겠다는 것. 다만 잇단 신규 온·오프라인 연결(O2O) 서비스 출시를 앞둔 만큼 비용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 1분기 영업익 '반토막'…광고 매출 부진·비용 부담 지속
12일 카카오는 지난 1분기 2424억원의 매출액과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7%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4.% 감소한 1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증권가에서 제시한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성적이다. 증권업계에선 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각각 2452억과 243억원으로 잡았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고 실적이 부진했다. 1분기 광고 플랫폼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5.7% 감소한 129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PC 광고 매출의 하락폭이 컸다. PC 광고에서 21% 줄어든 709억원의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모바일 광고 매출은 584억원으로 9% 감소했다.
카카오 광고부문 실적 <그래프=카카오> |
광고 시장이 비수기였던 데다 상품 구조를 개편한 영향이 컸다. 네트워크 광고 트래픽을 최적화하기 위해 일부 매체와 제휴를 종료했다는 설명이다.
최세훈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외부 파트너들 중 광고 효과가 좋지 않은 네트워크를 과감히 제거했다"며 "단기적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광고주들이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비용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는 1분기 전년 동기보다 14.1% 늘어난 2213억원을 영업비로 썼다. 이 기간 인건비는 636억원으로 22.9% 늘었다. 포도트리, 슈퍼노바일레븐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 하반기 로엔과 시너지 본격화…투자비 부담은 여전
수익성 회복을 위해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수를 마무리한 로엔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로엔의 음원 플랫폼인 '멜론'과 자사의 다양한 채널을 연결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계정, 카카오페이를 멜론과 연동해 회원가입 및 결제 문턱을 낮추는 방식이다.
최용석 카카오 IR팀장은 "카카오의 다양한 채널로 로엔의 콘텐츠를 노출시키고 추천 기술도 멜론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하반기부터 시너지로 인한 이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의 O2O 대표 선수인 카카오택시의 수익화에도 나선다. 구체적인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반기부터 수익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올해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카카오홈클린과 카카오주차<사진=카카오> |
다만 신사업에 대한 비용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분기 출격을 앞둔 카카오드라이버와 카카오헤어샵에 이어 하반기에도 신규 O2O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주차서비스 '카카오주차'와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 '카카오홈클린'이 주인공이다.
최 팀장은 "신규 매출원에 대한 선(先) 투자들이 2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567억원의 광고선전비를 포함해 총 8833억원의 영업비를 지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생활의 편리함을 강화하는 O2O 영역에서 신규 서비스들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서비스 종사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