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까.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신임 사장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취임 두 달이 안된 요즘, 연일 회사 매각 가능성이 시장 안팎을 달구면서 어려운 경영 환경에 놓였다.
주 사장은 논란에 대해 일단 '매각은 없다'고 일축했지만, 지난 13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매각을 검토한 사실이 공시를 통해 알려지자 안팎에서 주 사장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익수 사장은 현대증권 국제영업본부장과 하나금융투자 IB대표 등을 거친 업계 전문가로 취임 전부터 IB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의욕적으로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면서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책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안이 포함됐다는 설이 돌며 주 사장의 행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EY한영에 하이투자증권 전반에 대해 경영컨설팅을 의뢰했다는 설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EY한영은 최근 인수합병(M&A)자문 분야에서 실적을 쌓고 있는 회사로 최근 현대증권 매각 막바지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주 사장은 지난 10일 노사협의회를 열어 관련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주익수 사장은 이 자리에서 매각을 부인하며 "회사의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EY한영의 경영 컨설팅에 대해선 "의뢰한 것은 맞지만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EY한영의 경영 컨설팅에 대해 "취임 초기에 회사 상황을 객관적으로 한번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흘 뒤인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공시로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책에 하이투자증권 매각 검토가 포함돼 있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되자 사내에선 '주익수 사장의 진심이 대체 뭐냐'라며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13일 오후 조회공시를 통해 "그룹의 경영효율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의 하나로 보유 중인 금융사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바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금융사는 하이투자증권 뿐이다.
노동조합측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장기간 회의에 들어간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