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비대면 계좌개설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주 고객이 중·장년층인 저축은행 업계의 특성상 수요가 많지 않을거라는 예상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것.
1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79개 저축은행 중 비대면계좌개설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대신저축은행 한 곳 뿐이었다. 지난달 19일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대신저축은행은 지금까지 100건 가량 실적을 올렸다.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대신 저축은행만이 지난 4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도입하고 100건 가량의 실적을 냈다. <사진=대신저축은행 홈페이지> |
대신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려는 회사 전략상 비대면 계좌 개설 시스템을 가장 먼저 개발해 도입하게 됐다"며 "궁극적으로는 비대면 채널에서 유입되는 고객을 늘려나가려 시도중"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67개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앙회에서 공동으로 시스템을 개발, 9월에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개별적으로 시스템 개발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들도 올해 하반기 도입할 예정이다.
당초 저축은행들은 오는 6~7월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실질적으로 저축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조금의 이자라도 더 받으려는 중·장년의 자산가이기 때문. 모바일이나 인터넷 환경에 익숙치 않은 이들이 비대면 계좌개설을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 가 보면 계좌개설을 하려는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대출업무도 거의 못할 정도"라며 "아직 저축은행의 계좌 개설은 대면채널 위주여서 비대면 계좌개설이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저축은행 중앙회가 79개 저축은행들을 대상으로 시스템 공동개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취합하다보니 시스템 개발에 속도가 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을 구축할 업체를 선정중에 있다"며 "이후 시스템 구축까지 시간이 필요해 9월 출시를 목표로 잡았고, 최대한 서둘러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별적으로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을 구축 중인 저축은행들 역시 비대면 계좌개설의 단기적 효과를 노리기 보다는 장기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 특성상 비대면 채널이 당장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다만 최근 금융업계 추세와 고객 편의 확대 측면에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신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마케팅이나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아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 계좌개설 실적이 많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금리 메리트를 주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