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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자치료, 소아암 환자 삶의 질 바꾸는 희망 될 것”

기사등록 : 2016-05-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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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대용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

[뉴스핌=박예슬 기자] “기존 X선을 이용한 암치료가 ‘돌도끼’라면 양성자치료는 ‘금속도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치료의 형태가 구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로 넘어 온 것이죠. 치료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지닌 16일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에서 만난 김대용 센터장은 양성자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김대용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 <사진=국립암센터>

김 센터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양성자를 이용한 암 치료를 도입한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방사선은 ‘파동방사선’과 ‘입자방사선’ 두 가지가 있는데 기존에는 X선 등 파동방사선을 이용한 치료가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입자방사선인 양성자치료로 대세가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김 센터장이 강조하는 양성자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암세포 외 일반 세포에 전해지는 파괴력이 적다는 것이다.

“파동방사선은 종양에 가해지는 파괴력이 100이라고 한다면, 종양 앞 정상조직은 200의 파괴력이, 종양 뒤에는 70~80 정도의 파괴력이 가해집니다. 적군에 비해서 ‘아군’의 피해가 더 큰 셈이죠. 하지만 입자방사선은 특정 타깃만 맞추면 타깃 앞에 가해지는 힘은 30~80정도, 암세포가 있는 일정 깊이에는 100의 힘이 가해져 파괴하고, 그 뒤에는 타격이 없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양성자치료는 ‘암 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폭 가까워지게끔 한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것이다.

“양성자를 의료용으로 연구하게 된 것은 50년에 이르지만 보편화가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시설에 드는 규모와 비용이 워낙 막대하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양성자가속기의 크기가 반경 4km 수준이었습니다. 이 병원이 30개가 들어갈 정도였죠. 그러나 최근 30년 전부터 비용과 크기를 줄일 수 있어 1000억대의 비용, 2000평 정도로 대폭 줄었습니다.”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기. <사진=박예슬 기자>

양성자치료센터를 갖춘 의료기관은 세계적으로도 약 60여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 중 대다수는 미국에 집중돼 있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국립암센터는 중위권 정도에 있다고 김 센터장은 자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만의 장점은 바로 풍부한 임상경험과 각 분야별로 전문화된 의료진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국립병원인 만큼 영리성을 배제해 ‘과잉진료’의 위험도 없다.

김 센터장은 “준비기간만 7~8년을 거쳐 벌써 10년 이상의 임상경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규격화된 임상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복지부의 감독 하에 영리적 부분을 배제하고 국민 세금으로 구입한 기계로서 엄격한 적용 기준에 따라 치료를 실시하기 때문에 과잉진료가 없습니다. 7명의 질환별 전문의를 갖춘 병원으로서도 국내 처음입니다.”

이러한 양성자치료가 특히 빛을 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소아암이다. 어른과 달리 성장과 발달을 해야 하는 어린이 환자의 경우 X선 치료를 받으면 성장이 저해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암이 완치되더라도 외모·지능에 이상이 생겨 또래집단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잦았다. 양성자치료는 이런 문제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골성장이 안 돼서 얼굴이 비뚤어지고, 암은 치료가 돼도 생김새나 키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환자들이 있어요. 뇌암의 경우에도 암 치료 후 발달장애가 생겨 학습능력에 문제가 생기게 되죠. 양성자치료는 이런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양성자치료는 아직 소아암 환자들에게 보편화되지 못했다. 2011년부터 소아암은 보험적용을 받고 있으며 각종 사회적 기금으로 인해 비용적 부담도 거의 없다. 문제는 양성자치료에 대한 낮은 인지도다.

“이렇게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센터에 내원하는 환자 중 소아는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유용한 양성자치료에 대해 더 많은 환자들이 인식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재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는 양성자빔이 환자의 신체에 쬐이는 방식을 보다 섬세하게 다듬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또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인체의 장기 상태를 쫓아 정확하게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 개발 중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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