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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업계 '빅2'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최대 700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두 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 2조6000억원 중 30%에 해당하지만, 은행경영의 안정성은 유지됐다. 이번 테스트는 바젤III로 자본규제가 까다로워지고 기업구조조정이 심화되는 경영환경에서 환율과 주가 급변을 가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달러/원 환율, 코스피지수, 원화 및 달러화 표시 이자율 등 4가지 시장위험요인의 변동성을 기준으로 총 7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는 '원화가치가 달러대비 20% 하락, 주가는 30% 폭락, 그리고 원화와 달러화 표시 이자율 200bp 급등'이다. 이럴 경우 4230억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가정이 현실화되려면 코스피는 1980포인트에서 1700포인트로 급락, 달러대비 원화 환율이 1170원에서 1404원으로 급등, 이자율은 2%p 상승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바젤III로 자본규제와 금융위원회의 외화LCR(유동성커버리지 비율)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구조조정에 따른 대출자산 손실 위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대응능력을 살피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상황에서는 손실위험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기업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어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외화LCR은 한 달간 뱅크런(예금인출 사태) 등을 가정한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발생할 '순현금유출' 대비 '시장에 즉시 처분할 수 있는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외화 LCR비율이 높을수록 위기 상황에서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고 외부의 도움없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위는 LCR비율을 매년 1월을 기준으로 2016년 85%, 2017년 90%, 2018년 95%를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제방안을 6월 마련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신한은행과 같은 위험요인을 반영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단기간에 3년만기 국채금리가 55bp 급등하고 주식 등 자산시장 가격이 25% 하락'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럴 경우 2870억원 손실이 예상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차원의 대응이 가능한 결과”라면서도 “충격이 커지면 대출 및 투자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나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금융투자업종에 맞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3년만기 국채 금리가 1%p 상승했을 때로 하루 운용자산에서 380억원 손실을 예상했다.
한편, 스트레스 테스트란 주가, 환율 등이 급락하는 최악 상황에서 금융회사 저항력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감독당국은 최근 부실여신 증가와 환율 급변 등에 맞춘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은행권에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