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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G7에 '재정 부양책' 선물하나

기사등록 : 2016-05-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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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세인상 연기, 재정확대, 성장전략 등 예상

[뉴스핌=김성수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6~27일 일본 서부 미에 현에서 개최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호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뚜렷한 경기부양 효과가 없었고, 이제는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을 통한 부양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 대내·외적으로 힘을 얻는 까닭이다.

◆ 마이너스 금리 효과 불분명… 재정정책 요구 높아

지난 16일 자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 일본 내 주택대출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더욱 싼 이자로 주택구매용 대출을 늘리는 사람이 3.3배 급증했을 뿐 신규 주택융자 신청 건수는 4월 들어 10%의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또 JP모간은 "일본은행이 연초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 효과가 실물경제와 물가에 파급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HSBC의 이즈미 디베일러 일본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활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통화정책 뿐 아니라 재정정책을 통한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 <사진=블룸버그통신>

일본이 지난달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화 약세 용인에 대한 주요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것도 재정정책의 필요성이 높아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엔화 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외환시장 질서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일본 정부는 공격적 통화정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재정지출을 늘리고 구조개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일본 정부가 통화정책에 의존한 경기 부양은 한계에 다달았으며, 재정정책과 구조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HSBC는 "통화 부양책에 의존해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것은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일본의 경기회복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추경편성을 비롯한 재정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는 "일본은행의 통화완화책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세금인상 연기, 아베노믹스2.0 구체화 예상

일본 정부가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재정정책으로는 ▲소비세 인상 연기 ▲재정 확대책 ▲아베노믹스2.0을 통한 성장 전략 등이 지목됐다. 

HSBC는 일본 정부가 내년 4월에 소비세를 8%에서 10%로 인상하려 했으나, 인상 시점을 더 늦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에서 소비가 좀처럼 늘지 못하고 있는데 소비세를 추가 인상할 경우 미약한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기관들은 내년 4월에 소비세율 인상이 시행될 경우 일본의 내년 2분기 가계소비가 전분기 대비 9.6% 감소하며, 대외수입은 7.4%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무라증권은 "일본 정부가 내년에 소비세율을 인상한다면 2017 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p)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성장(-0.2%)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들 사이엔 이미 소비세 인상 연기가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채권 투자자 중에서 내년 소비세 인상이 예정되로 시행될 것이라고 예상한 경우는 전체의 14%밖에 되지 않았다.

또 일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1.6%에 이르는 5~8조엔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베 내각은 지난달 구마모토와 미야기현에서 지진 피해가 발생한 데 따라 7780억엔(약 8조3715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추경예산안은 구마모토 지진 피해지의 인프라 재건 등에 사용하는 7000억엔의 '구마모토 지진 복구 등 예비비'의 창설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아베 내각은 이번 달 G7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밖에도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9월에 내놓았던 아베노믹스 2.0를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나온 정책으로는 소비세 인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민세 비과세 대상인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임시복지급부금이나 결혼·출산·육아비용에 1500만엔까지 증여세를 면제하는 방안이 제기됐었다.

또한 일본의 명목 GDP를 현재의 500조엔에서 2020년까지 600조엔으로 늘릴 것이며, 합계출산율도 기존 1.42명에서 1.8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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