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재계가 차기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월스트리트에서도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가운데 기존의 공화당 성향을 보인 기업들 사이에서도 클린턴 후보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을 보여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100만개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로비 그룹들이 2 대 1의 비율로 트럼프 후보보다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출처=블룸버그/AP/뉴시스> |
특히 공화당 성향의 기업인들이 민주당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끈다는 평가다. 이는 클린턴 후보를 강하게 지지한 데 따른 결과라기보다 트럼프 후보에 대한 반감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FT는 워싱턴 소재 53개 무역협회를 대상으로 대통령 후보 지지와 관련한 조사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10만개 기업을 대표하는 16개 단체로부터 응답을 수집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이들은 50%에 달했고,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이들은 25%에 그쳤다.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로 나타났다.
최악의 대통령 후보를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53%에 달하는 기업이 샌더스 후보를 지목했다. 트럼프 후보를 꼽은 기업은 24%로 클린턴 후보의 12%에 비해 두 배 높았다.
전미무역협회(NFTC)의 회장을 지낸 빌 린치는 FT와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 입장에서 클린턴 후보가 신임 대통령으로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덜 나쁜 선택이라는 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트럼프 후보와 버니 샌더스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얘기다. 이와 달리 클린턴 후보는 해외 무역을 포함한 기업 현안들을 상대적으로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기업들이 차기 대통령의 자질로 가장 중시하는 부분 중 한 가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미 강경한 정책 노선을 확정한 트럼프 후보는 낙제점이라는 것.
이 같은 반응은 트럼프 후보가 앞세우는 자신의 강점과 크게 어긋난다. 그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룬 성공이 미국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시점에 차기 대통령으로서 자질을 보여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