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포스코대우(구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가 2년째 결론 나지 않고 있다.
19일 관련업계 및 포스코대우에 따르면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는 지난 2014년 4월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의 최초 투자승인이 떨어졌으나, 2년이 지난 올 5월 현재까지 본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2000~2400cc급 자동차(세단)를 연간 15만대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것으로, 사업규모는 10억달러이다. 공장 부지로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북쪽으로 약 130㎞ 떨어진 수다이르가 거론된다.
하지만 현재 사업은 재검토 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 SAIIC(Saudi Arabian Industrial Investments Company) 등 현지 대형 공기업의 추가 참여, 최근 시장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업계획서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당초 PIF 35%, SNAM 50%, 포스코대우 15% 지분율로 참여를 하는 그림이었으나 현재 포스코대우를 제외한 사우디측 지분 구성에 변화를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회사측은 ""PIF 및 대형 공기업이 참여하는 '사우디홀딩컴니(SHC)'를 수개월 내 설립하고 당사와 SHC 간에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올해 안으로 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대우는 또 "작년부터 지속된 불안정한 유가 상황으로 사우디 내에서는 유가 외에 제조업 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며 "차질이 있다기보다는 대기업 참여를 끌어들이고 신중하게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곧, SHC가 상반기 중 설립되더라도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생산공장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사우디 국민차가 연내 현지 도로를 달릴 가능성은 낮아졌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사업 성사에 대해 여전히 관심이 높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NDR에서 투자자들은 사우디 자동차공장 건설 프로젝트로 무역과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이 개선된다는 점에 동의하며 진행 경과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는 포스코대우가 2014년 4월 투자승인을 받고 모기업인 포스코의 권오준 회장이 같은해 6월 포스코센터에서 압둘 라흐만 알모파디 PIF 총재와 만나 국민차를 포함한 사업 공동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했다.
권 회장은 2015년 3월 모파디 총재를 다시 만나 건설, 자동차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양해각서(MOU)를 추가로 체결했다. 포스코대우가 부품 공급을 맡고,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며 포스코건설은 완성차 공장 건설을 담당키로 사업을 구체화 한 것이다.
포스코대우도 같은달 PIF 주도로 만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자동차회사 지분 15%를 600억원에 인수해 3대 주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7월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은 포스코그룹 2분기 실적 발표 뒤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가 2~3개월 안에 좋은 결론이 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그해 10월 PIF가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취득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국민차 사업 본계약 체결이 11월 중 체결되고 자동차 공장이 2016년 6월부터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전망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사업이 늦어진 배경으로 모기업인 포스코가 2014년부터 이란 남부제철소를 포함해 10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게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양국은 종교적 신념 차이로 오랜 앙숙이다. 올해 1월 사우디가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하면서 국교마저 단절되는 등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이란과 사우디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