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유리 기자] 구글이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에서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10년차로 접어든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6'에서 새로운 AI 서비스를 쏟아내면서다. 2008년부터 매회 열리고 있는 구글 I/O는 회사의 신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는 장이다.
구글은 AI 기반 음성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AI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알로'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구글로 정보를 검색하는 것에서 나아가 일상 속 업무 도우미가 되겠다는 포부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거래가 이뤄지던 모바일 퍼스트에서 AI로 물리적 기기까지 뛰어넘는 AI 퍼스트를 구체화했다.
◆ 생활 속으로 들어온 AI…구글 어시스턴트·알로 등 공개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구글 I/O 2016을 열고 신규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구글 I/O 2016을 열고 AI 메신저 앱 알로를 선보였다. <사진=구글> |
예를 들어 "저녁에 영화를 보고싶다"라고 말하면 현재 상영작 목록을 보여주고 영화 예매를 도와준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방문할 만한 식당을 추천하거나 극장까지 가는 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자연어 학습이나 음성인식, 번역 등 AI와 머신러닝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 "이용자들은 구글을 통해 정보를 찾는 것뿐 아니라 생활 속 편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시스턴트를 품은 가정용 음성인식 스피커 '구글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전등 소등, 온도 조절, 음악 재생 등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스마트홈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
AI 기술은 메신저 앱 '알로'에도 적용됐다. 알로는 대화의 맥락을 읽고 그에 맞는 답변을 먼저 제시한다.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돼 알로를 사용할수록 이용자 취향에 가까운 대답을 추천해준다. 텍스트와 함께 사진에도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대화 상대에게 강아지 사진을 받으면 '귀엽다', '강아지 이름은 뭐야?' 등의 답변 후보를 띄우는 방식이다.
◆ 데이드림으로 VR 생태계 구축…올 가을 출격
구글 개발자회의의 또 다른 주인공은 가상현실(VR) 플랫폼 '데이드림'이다. 기기부터 앱까지 포함하는 플랫폼을 통해 VR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데이드림의 특징은 개방성이다. 구글이 VR 규격이나 디자인을 개방하면 이에 맞는 기기를 제조사들이 만드는 방식이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구글 I/O 2016을 열고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선보였다. <사진=구글> |
이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개방해 제조사, 통신사 등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시장을 열게 한 것과 유사하다. 당초 구글이 I/O에서 자체 VR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제조사들과 손을 잡는 방식을 택했다.
VR 플랫폼에는 헤드셋 형태의 VR 기기와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컨트롤러가 포함된다. 이를 통해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정확한 출시 일정이나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 가을 쯤 선보일 예정이다.
클레이 베이버 구글 VR 담당 부사장은 "VR 뷰어나 컨트롤러의 디자인 레퍼런스를 안드로이드 기반 제조사들와 공유할 계획"이라며 "삼성, HTC, 화웨이 등 여러 제조사들과 데이드림용 VR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VR 전용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도 지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아이맥스 등과 데이드림 VR 전용 앱 개발을 개발하는 한편 구글포토, 유튜브 등 구글의 기존 서비스를 데이드림으로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