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지난 2월 저점에서 수직 상승, 배럴당 50달러 선을 밟았지만 주식시장의 석유가스 섹터가 반사이익을 온전하게 얻지 못하고 있다.
바닥을 찍은 시점이 유가에 비해 일찍 찾아왔지만 이후 반등 폭이 3분의 1 토막에 그쳐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엑손 모빌 <출처=AP/뉴시스> |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 초반 배럴당 51.21달러까지 뛰었다. 유가가 5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지난 2월11일 배럴당 26.21달러로 바닥을 찍은 국제 유가는 이날 장중 기준 89%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유가 강세는 뉴욕증시의 에너지 섹터에 직접적인 호재로 꼽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축포를 터뜨리지는 못했다.
에너지 섹터가 바닥을 찍은 것은 1월20일. 유가가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지속하는 과정에 관련 종목은 반전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이후 에너지 섹터의 상승폭은 30%로 유가 랠리에 비해 저조했다. 연초 이후 S&P 에너지 셀렉트 섹터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승률은 12%로 집계, 같은 기간 유가 상승률인 33%의 반토막에도 못 미쳤다.
이 같은 간극이 벌어진 것은 유가 강세에도 석유 업체들의 유동성 문제와 한계 기업들의 파산 사태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유가 상승이 오히려 관련 업계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를 가로막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설명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탐사 업체들의 가동이 늘어날 경우 과잉 공급 문제가 더욱 악화, 유가를 재차 끌어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의 수익성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월가에서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관련 종목의 상관관계는 0.5로 나타났다. 유가가 1% 오를 때 석유 종목의 주가는 0.5% 상승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연초 이후 석유 섹터는 17% 상승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실제 수치가 크게 못 미친 것은 수급 불균형에 대한 경계감이 번진 결과로 풀이된다.
에너지 섹터의 이익 감소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시장 전략가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석유 섹터의 주가 상승이 유가 랠리에 못 미친 것은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한편 급등에 따른 공급 증가 가능성 때문”이라며 “하지만 유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을 이룰 경우 에너지 섹터가 상승 속도를 높이며 유가와 간극을 좁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