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원자탄 피폭 지역인 히로시마를 방문해 희생자를 위한 위령비에 헌화했다. 한국인 피해자도 언급한 기념적인 연설에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다시 강조했다.
27일 일본 교도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 보도에 의하면,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헬기를 타고 오후 5시 경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미국 대통령이 피폭지인 히로시마를 방문한 건 1954년 8월 6일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지 71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방명록에 "우리는 전쟁의 극심한 고통을 알게 됐다"면서 "이제는 함께 평화를 퍼뜨리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해 가는 용기를 함께 찾자"고 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헌화 직후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6000만명의 사람들이 죽었다"면서 "죄가 없는 사람들이 고통속에 희생됐다. 히로시마의 고통은 지워지지 않는다"면서 과거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를 추도했다.
또 "버섯 구름 속에 인류의 모순이 있다"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예상대로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채 다만 주의 깊게 선정된 용어로 전쟁의 참화에 대해 언급하고, 히로시마가 도덕적 각성을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날 오바마 연설에서 "수만명이 넘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면서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진=AP통신/뉴시스> |
이날 자리를 함께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히로시마 시민들 뿐 아니라 일본 국민 모두가 이번 역사적 방문을 희망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 결단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일 동맹관계에 대해 강조하고 또한 전 세계가 히로시마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앞두고 이번 방문이 일본으로 하여금 전쟁의 원인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전쟁을 유발해 아시아 민중에게 준 고통을 준것은 물론 히로시나와 나가사키를 포함해 일본 국민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