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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에 바란다] 김정식 교수 "노동개혁 성과내기 어려워...과학기술 투자 시급"

기사등록 : 2016-05-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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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사진=뉴시스>

김 교수는 3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20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부여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이 서로 시급하다고 다루는 법안들보다 과학기술정책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20대 국회의 현안으로 새누리당은 구조개혁과 쟁점법안 처리, 더민주당은 청년일자리와 서민주거, 가계부채, 사교육비, 누리예산 등을 지목하고 있다. 20대 국회를 3당 체제로 이끈 국민의당은 누리과정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성과연봉제 문제 등을 꺼내들었다.

이에 김 교수는 "구조조정도 필요하지만 대선과 정권 말기 등 정치적 일정을 고려하면 성과가 내기 쉽지 않다"면서 "기업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 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학기술정책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당이 중점을 두고 있는 노동개혁법안에 대해선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김 교수는 "정년연장은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나 성과연봉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는 어렵다"면서 "성사된다 해도 추후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실현가능성이 낮은 노동개혁에 우선순위를 둬서 에너지를 과다 사용하는 것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산업에 대해서는 "이익집단의 반발로 제도개혁 성과를 내기 어렵고, 경쟁력도 높이기 쉽지 않다"면서 "서비스업의 정의도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으로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제조업이 소프트웨어 등과 결합하고 있어 구분이 쉽지 않다"면서 "서비스업의 정의를 좀더 명확히 하고, 제조업과 생명과학 및 고기술소프트웨어 등이 결합된 산업을 개발·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한국경제의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선 20대 국회가 내수위주의 성장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의 내수부양은 부채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일본은 내수를 부양하려다가 아베노믹스에서 결국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았다"면서 "내수부양은 부채증가를 초래하며, 이는 위험한 경제선택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은 일본과 미국, 유럽과 중국 등 4대 경제권과 경쟁관계지만, 수출이 가능한 시장이다"면서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을 늘려 상호 이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그는 19대 국회에 대해 "정부의 경제성과와 새누리당의 정치적 혼란 및 무능력에 대한 평가로 해석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9대 국회에 대한 평가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린다

-정부의 경제성과와 새누리당의 정치적 혼란 및 무능력에 대한 평가로 해석될 수 있다.

▲20대 국회는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20대 국회의 향후 전망과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3당 체제가 됨에 따라 정치적 합의를 이루기는 더욱 어려워 질것으로 판단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20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각 당이 주장하는 것 중 가장 시급한 게 무엇인지 고견을 부탁드린다.

-기업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기업투자가 과학기술부족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이 중요한 것이다. 기업투자 감소는 노동비용 증가와 연관이 있으나 노동개혁은 성과를 내기 어려우므로 과학기술로 승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구조조정 또한 필요하나 대선과 정권 말기 등 정치적 일정을 고려하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동개혁법안은 정부와 여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점을 둔 법안이다.노동개혁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고령화에 따라 정년연장은 필요하나 실시시기가 좋지 않았다. 이미 정년연장이 된 후여서 임금피크제나 성과연봉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볼수 있다. 비록 성사된다고 해도 추후 원상태로 회귀하거나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대 국회가 정부와 여당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서비스산업의 경우 이익집단의 반발로 제도개혁 성과를 내기 어려우며 경쟁력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미국은 서비스업을 육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나 서비스업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해 보인다.

예컨대 제조업이 소프트웨어 등과 결합하고 있어 구분이 쉽지 않다. 서비스업을 숙박, 여행, 음식료, 금융, 의료등의 소비업종으로 정의한다면 이는 수출하기 어려운 업종이며, 정책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애매모호한 서비스업 육성에 정책의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서비스업의 정의를 좀더 명확하게 정의해 제조업과 생명과학 및 고기술소프트웨어 산업이 결합된 산업을 개발·육성해야 한다.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을 놓고 정부와 한국은행 간 이견이 있다. 어떤 방식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재원마련은 한국은행과 정부가 합의해서 직간접출자를 병행해 신속히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고 구조조정으로 경기의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경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내리막길이다. 이런 가운데 신성장동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며 내수위주의 성장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일본도 내수를 부양하려다가 아베노믹스에서 수출에서 활로를 찾았다. 내수부양은 부채증가를 초래하며 이는 위험한 정책선택이다.

▲4대 경제권의 향방과 우리가 앞으로 세계 4대 경제권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국은 일본과 미국, 유럽과 중국등 4대 경제권과 경쟁관계이나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은 수출이 가능한 시장이다. 문제는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을 늘려 상호 이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입은 수출을 위한 원자재나 인프라 등의 수입을 늘릴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미국 및 유럽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GDP의 7%에 달하는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여야 한다.

▲20대 국회는 물론 정부나 국민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경에는 성장전략의 선택 문제도 중요하다. 내수위주+서비스위주 성장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 수출위주+소프트웨어나 생명과학이 포함된 고기술의 제조업 위주 성장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론적으로 필요한 전략보다는 현실을 고려해서 실현가능한 전략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노동개혁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우면 실현가능성이 높은 정책 즉 과학기술고도화를 통한 기업투자 증대전략을 사용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실현가능성이 낮은 노동개혁에 우선순위를 두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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