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경 기자] 만화나 영화, 웹툰 등 유명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데 전세계인이 친숙하게 느끼는 유명 IP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IP 활용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콘텐츠 검수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31일 서울 강남구 엔(&)스페이스에서 '2016년 글로벌 콘텐츠 시장, IP 전쟁 본격화'라는 주제로 패널 토크를 개최했다.
<사진=인터넷기업협회> |
이날 패널로 전성식 넥슨코리아 리더, 강동주 게임문화재단 사무국장, 김민규 아주대학교 교수, 곽영은 DC상생협력지원센터 변호사가 참석했다. 기업과 학계, 공공기관 등에서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IP 관련 경험들을 공유했다.
곽영은 변호사는 "올해 들어 유난히 IP 투자계약서 검토를 부탁하거나 계약서 샘플 요청이 많은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게임업계의 화두는 IP확 보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식 넥슨코리아 리더는 "수십 년 전 만들어진 미키마우스가 여전히 큰 상징성을 띄고 있다"며 "우리도 게임 속 주인공을 이용자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네코제'라는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대형 IP 확보에 치중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함이다. 디즈니랜드, 마블코믹스, DC코믹스등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IP를 활용하면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된다. 해외 시장에서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물론 대형 IP의 유명세에만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껍데기(IP)보다는 내용물(메커니즘) 창작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동주 사무국장은 ""태생적으로 자생구조가 약한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IP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성공한 게임의 메커니즘을 분석해 저작권 침해 요소들을 회피하고 나서 IP 껍데기만 덧씌우기보다는 남들과는 다른 메커니즘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패널들은 글로벌 IP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IP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평가와 지속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을 표했다. 또한 다양한 산업영역과의 IP 제휴를 통해 그 가치를 확장할 필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강 사무국장은 "IP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기업에 수익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IP마켓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 교수는 "로보트 태권V나 둘리 등 과거 수익창출이 없는 IP 실패 경험들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며 "IP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야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IP 제휴를 통해 순환적인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곽 변호사는 "최근 국내에서도 IP 수출 성공 사례를 만들면서 중소기업도 IP 확보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IP에 대한 합리적인 가치평가가 선행돼야 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IP제휴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면 중소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작권이라는 것은 공표하는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권리이기는 하나, 저장권 등록 절차를 밟으면 아무래도 손해 입증 측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