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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 전민준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위기가 해운‧철강업계로 전이되고 있다. 당장 원자재와 부품을 실어나르는 해운업계는 운송대금을 받지 못할 처지에 몰렸으며, 철판을 공급하는 철강업계도 납품대금 체납을 걱정하고 있다.
2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해운업체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5월 해상운송료 지급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자금사정 악화로, 약 15억원에 달하는 운송료 지급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명성해운을 포함한 중소 해운업체 3개사에 선박블록, 벌크화물 운송을 맡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운업체들에게 결제대금 미지급 사실을 알린 건 사실"이라며 "이는 5월 한달치 금액으로 이달 중 앙골라에 드릴십 2척을 인도하는 대로 해운업체들에 대금을 지급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낭골(Sonangol)이 발주한 1.2조원 규모 드릴십 2척 인도를 앞두고 있다.
이같은 운송대금 체납은 해운사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키고, 은행권의 지원을 축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현대상선이 위기에 빠지며 은행여신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며 "해운사들의 자금난 해법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체들은 하역에 사용하는 대형 크레인을 팔거나 운임료를 담보로 한 채권발행까지 검토하는 등 자금수혈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도 대우조선 경영악화에 따라 위험도가 높아졌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은 아직 직접적인 피해상황은 없지만, 공급한 철강재에 대한 미수금을 상환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 확정작업이 늦어지면서, 철강사들도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구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상거래채권을 비롯한 그 동안의 미수채권들은 모두 채무조정 대상으로 동결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미수채권은 5조5096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주자재인 철강재 매입대금은 8771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위기가 현실화 되면 철강사들의 미수채권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이는 자금경색과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철강업체들은 현재 조선용 철강제품 공급량을 줄이고 건설플랜트, 후육관, 압력용기 등 프로젝트 수주를 늘리면서 판매 손실을 대체하고 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특수선 사업부 분리매각을 비롯해 서울 본사사옥 및 중국법인 매각, 인력감축 등을 포함한 4조원 규모 자구안 제출 준비를 마쳤다. 이에 대해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추가 1조원 자구안 규모 확대를 대우조선해양 측에 요청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