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한국·미국·일본 국방장관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3자 회담을 갖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정보공유를 증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4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애슈턴 카터(가운데) 미국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회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국방부/뉴시스> |
국방부에 따르면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이날 샹그릴라 호텔에서 3자 회담을 갖고 특히 정보공유약정에 따라 처음 실시키로 한 북한 미사일 탐지·추적 경보훈련(Pacific Dragon) 등 3국 간 국방 협력 증진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아울러 해양안보의 중요성을 포함해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원칙적 입장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3국 장관은 3국 안보 현안에 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한미일 간 국방 협력을 증진키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민구 장관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샹그릴라 호텔에서 별도로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효과적인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뤄지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간 양자회담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국 장관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언론보도문에서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난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양국 장관은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호의 완전하고 효과적 이행이 중요하다는 데 주목했다. 카터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모든 군사적 능력을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한미일 3국이 해양안보,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등 범세계적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키로 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 한민구 국방장관은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 본회의 주제 연설을 한 뒤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은 사드가 배치되면 군사적으로 유용하다고 보고 있으며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사드 문제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로 확충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미사일을 방어할지에서 출발하는 게 본질"이라며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보유한 미사일 요격 능력은 종말 하층 단계용이어서 보다 광범위한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사드가 배치되면 군사적으로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문제는 철저히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 관점에서 보고 있으며 한미 양측 공동실무단이 구성돼 배치 지역과 시기, 비용 등을 공동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검토 결과가 승인되면 그에 따라 조치될 것이다.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