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완 기자] “ ‘가치투자 하우스’로 알려진 신영자산운용이 20년간 가치투자를 해오면서 변치 않는 투자 기준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배당을 주는 기업, 둘째는 당장 청산을 해도 주주들 몫이 남아있을 정도로 자산가치가 충분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런 투자 철학을 말했다. 지난해 신영자산운용은 2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설정액은 12조1092억원.
이 대표는 신영자산운용을 설렁탕 한 가지 메뉴만 파는 ‘하동관’에 비유했다. “다른 운용사들이 중국, 성장주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규모를 키워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60명의 한정된 인력으로 가치투자의 성과를 높이는데 집중해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신영자산운용에서 운용중인 30개 펀드의 70%는 포트폴리오가 일치한다"면서 "동일한 가치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30% 차이 역시 펀드 설정시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영자산운용은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벤치마크였던 코스피가 2.39% 상승한 데 비해 뛰어난 성과다.
이 대표는 “신영자산운용은 설립초기 5년간 수익창출보다 가치투자 철학을 정착시키는데 주력했다”먼서 “97년 IMF, 2000년 닷컴버블 ,2007년 서브프라임을 겪으며 20년간의 가치투자 노하우가 쌓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꾸준한 수익률을 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근속 50년 펀드매니저 배출 도전”
증권가에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자산운용사가 많다. 이들과 신영자산운용은 어떻게 다른지 물어봤다. 그는 '판단가치가 펀드매니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가치투자자로 널리 알려진 A씨의 펀드는 현재 주식비중이 70%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 30%는 현금이다. 시장하락을 염두해둔 포석으로 마켓타이밍을 본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첫발을 내디딘 1996년부터 지금까지 주식비중을 95~97%로 유지해왔다. 그는 “좋은 종목은 시장이 좋거나 나쁘거나 수익을 낸다”고 전제하면서 “우량종목을 장기투자하는데 있어 마켓타이밍을 고려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기업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투자”라고 밝혔다.
성장가치투자를 표방하는 B사와도 비교했다. 그는 “미래의 성장은 예단하기 쉽지 않다”면서 “우리는 업력이 오래된 회사, 즉 ‘뿌리깊은 나무’ 같은 기업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최소 2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회사가 IMF 등 극한 상황에서도 이익을 냈을 때 투자한다는 얘기다.
그는 “'자산운용사C'는 가치투자를 표방하면서 헤지펀드처럼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그의 펀드에서 행해지는 롱숏전략은 우리가 하는 가치투자와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신영자산운용의 운용역에 대한 정년퇴직 규정을 없앳다”면서 “펀드매니저가 한 자리에 오래 있어야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업계 최초로 한 운용사에서 한 펀드를 50년 동안 관리한 펀드매니저를 배출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