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호텔신라가 동화면세점에 투자했던 지분 19.9%를 회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동화면세점 오너들이 이를 어떻게 조달할지를 두고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이자 최장기 면세사업을 진행해온 동화면세점이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은 지 불과 3년만에 7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어떻게 갚을지 고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동화면세점에 투자한 지분 19.9%에 대해 매도청구권(풋옵션) 만기에 따른 투자회수를 결정했다. 이 지분을 처분하는 금액은 총 715억원. 원금 600억원에 이자 115억원을 더한 액수다.
호텔신라는 앞선 지난 2013년 동화면세점 측의 요청에 따라 6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당시 동화면세점은 기간 3년의 콜옵션을, 호텔신라는 풋옵션을 각각 설정해뒀다. 당시 동화면세점의 관계사인 롯데관광은 용산개발사업에 실패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이었고 오너일가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과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 부부는 자금 조달이 시급했다.
결과적으로 롯데관광은 호텔신라로부터 투자받은 600억원 등을 통해 같은 해 법정관리를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상환이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 일가나 동화면세점이 직접 이 지분을 회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화면세점은 중국인 방문객 증가에 따라 꾸준히 매출이 늘어왔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동화면세점은 지난 2013년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2014년 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1969억원에서 3226억원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수익성 악화는 업계에서도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따라서 배당도 2013년 총 3000만원을 배당했을 뿐, 2014년과 지난해에는 별도의 배당도 없었다.
무엇보다 올해는 지금까지 면세업계의 경쟁과 크게 상황이 변하는 때다. 지난해 말 신규면세점인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 SM면세점이 문을 열었고 올해 신세계면세점과 두타면세점이 각각 오픈했기 때문. 심지어 정부는 연말까지 4개의 시내면세점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
시내면세점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동화면세점이 호텔신라 외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이와 관련된 내용을 막 확인한 상황”이라며 “아직 상환 계획과 관련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신 대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막내 동생이지만 사실상 롯데그룹과 왕래는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 2013년 법정관리 당시에도 롯데그룹이 아니라 경쟁사인 호텔신라에 도움을 요청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7년 여행사 롯데JTB를 설립하며 롯데관광에 ‘롯데’ 브랜드 사용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