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자구계획이 이행되면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전망했다. 다만 오는 2018년까지 수주절벽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8일 대우조선해양이 제출한 추가 자구계획을 이행할 경우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현재의 경영 악화 상황에서도 기존 지원 방안에 의해서도 정상화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다동사옥이 추가 자구계획에 따라 매각된다. <사진=대우조선해양> |
이번 테스트는 기존 실사법인(삼정회계법인)이 신규 수주 감소 및 건조 관련 리스크 등을 고려해서 진행했다.
테스트 조건은 연초 계획 대비 신규 수주가 50% 수준으로 축소(2016년 약 U$60억)된다 하더라도 신규자금 미집행분 1조원을 지원하는 경우 유동성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매출액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 10조원 수준으로의 연착륙과 총 5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 이행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산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신규 발급과 시중은행들의 금융거래 유지 동참이 필수적이어서, 채권단과의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수주절벽이 오는 2018년 이후까지 3~4년간 장기화돼 해양플랜트 인도 관련 위험이 발생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자구계획과는 별도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마련키로 했다.
산은은 올해 신규 수주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수주액(2009년 U$36억) 수준으로 급감하고 시황 회복이 2~3년 지연되는 등 조선업 경영환경 악화가 고착화될 경우, 대우조선해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조선업 생존 자체의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대우조선해양이 추가 자구계획과는 별개로 즉각적인 인력 추가조정, 임금 삭감 등의 조치를 포함한 비상계획으로 최악의 경영 상황이 예상되는 시점에 단계별로 신속하게 이행해 선제적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다.
산은 측은 "산은과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추가 자구계획 수립과 정상화 가능성 재점검 결과를 토대로 회사가 위기 상황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이 마련한 추가 자구계획은 기존에 1조8500억원 유동성 마련 대책에 추가로 3조45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추가 자구계획의 목적은 과거 수주 실적 대비 50~70% 수준의 신규 수주와, 매출 규모 10조원 미만에서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물적․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우선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2020년까지)하고 임직원 임금 20% 반납을 실시함으로써 직영인건비도 30% 이상 절감할 계획이다. 또 조선업 최초로 성과연봉제(사무기술직)와 직무급제(생산직)를 도입함으로써, 성과와 직무난이도 중심의 보상체계를 수립해 이익이 날 경우에만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하고 서울 본사를 옥포로 즉시 이전해 야드 현장으로 모든 경영활동을 집중하는 한편, 생산 능력의 30%를 축소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특수선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해 자회사화한 후 전략적 투자자 유치 또는 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