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에 10조원을 대출키로 결정했다. 해운·조선 업계의 채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국책은행이 부실화될 수 있다고 봐서다. 이로써 자본확충펀드는 정부 대출 1조원을 포함해 총 11조원으로 조성됐다.
한은 측은 8일 “금융 안정을 위해 나서는 것일 뿐,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종국에는 직접 출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시장 안정을 위한 시그널 차원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다음은 한은 통화정책국 김봉기 금융기획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자본확충펀드 10조원으로 설정한 것은 정부 제안 감안해서 한 것인지?
▲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기업구조조정을 주관하는 부처에서 구조조정 필요 자금으로 5조~8조원 추산했다. 이 부분 반영했고, 이후에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 감안해서 (여유롭게) 10조원, 정확하게는 펀드 11조원을 구성한 것이다.
- 회수는 어떻게 할 예정인가?
▲ 중앙은행의 기본원칙 중 하나가 ‘지원기간 최소화’다. 조기 회수할 예정이다. 펀드가 국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인수할 때 인수한 코코본드를 시장에 매각하거나 회사채 유동화 방식을 통해서 회수하는 장치를 고민하고 있다.
- 한국은행의 손실 가능성은 없나?
▲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한은이 선순위 대출로 먼저 상환 받고 정부가 후순위로 받는다. 또한 신보 보증이 있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 09년 은행자본확충펀드 때처럼 이번에도 신보 보증 재원 출연해주나?
▲ 신보에 출연하는 목적은 대출금 보호 목적도 있고 도관은행 BIS비율 조정도 있다. 산은이나 수은 코코본드를 매입하면 도관은행(기업은행) BIS가 하락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앞서 말한 대출금 보호 목적은 자기가 자기 거를 보호하기 위한 보험료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신보 출연방식 여러 주체 있을 수 있겠고, 2016년에도 한은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 펀드는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 국책은행이 캐피탈콜을 요청하면 그때 그때 평가한 후 대출해 준다. 콜이 들어오면 SPC(펀드) 내에 설치된 운용위원회가 취합을 한 후 한은에 요청할 거고, 금통위 정식 검토를 거쳐서 집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캐피탈콜이 들어올 때마다 임시금통위를 열 예정이다. 펀드 가동은 7월 1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캐피탈콜이 발생할 확률은?
▲ 현재 시장상황을 봤을 때 산업은행의 코코본드는 장내에서 무난하게 소화되고 있다. 스프레드도 안정적이고 현 소화능력을 봤을 때 캐피탈콜이 발생할 확률이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펀드를 구성하는 것이고, 만약 시장에서 소화가 되면 도와줄 이유가 없다.
- 수출입은행에 직접 출자할 수도 있는 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 최종대부자 기능으로 당연히 집행하는 거다. 굳이 열거(언급)한 이유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거다. 당연한 내용이지만 선언적인 내용이 들어갔을 때 시장에서 느끼는 안정감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 “기업 구조조정은 한은 발권력으로 해야 한다”는 선례가 될 수도 있다. 우려사항 없나?
▲ 기업 구조조정과 발권력, 이 구조가 동일선에서 논의될 내용은 아니다. 한국은행이 자본확충펀드에 참여하는 것은 금융안정과 연관돼 있어서 그런 거지 개별 기업 구조조정과는 관련이 없다. 국책은행의 위험이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달되는 전초단계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