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한국은행이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12개월만에 다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수준인 연 1.25%로 정해졌다.
한국은행은 9일 오전 서울 남대문 본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하했다. 지난해 6월 1.75%에서 1.50%로 인하한 뒤 12개월만에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는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지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구조조정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실업, 경기침체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도 커져 왔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5%에 그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률이다.
지난달 3일 발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
여기에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된 것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더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3일(현지시각) 발표한 고용지표에서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증가세가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면서 금리인상도 미뤄질 것이란 의견이 확대된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인하보다 크다고 전망했으나, 그 비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9.4%의 응답자가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85.7%가 동결을 예상한 것보다 줄어든 수치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가 기대보다 저조한 결과를 나타내면서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렵단 의견이 커졌다”며 “반면에 향후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일정을 생각하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반드시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가 아니었다면 7월에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를 한번 더 인하해 1.0%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지표가 부진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구체화되는 만큼 실업, 내수침체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