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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발생 직전 18개 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은 101.1%였다. 금융감독원의 지도기준인 8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모 시중은행은 불과 미화 500만 달러가 부족해 해외금융회사에 ‘백지 금리’를 제시하고서야 외화를 빌리는 굴욕을 겪었다.
외환 규제를 준수했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관련 규제가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달 말 새로운 외환건전성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외환규제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외환건전성 제도 개편 TF’는 선물환포지션제도,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외환건전성 제도 개편방안을 이달 말 내놓는다.
외환 규제는 외화LCR비율로 단일화되고 ,비율은 40~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권고 기준이 50%로 은행들은 모두 이 기준을 넘는다. 외화 LCR비율이란 1개월을 기준으로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 자산 보유비율을 의미한다. 1개월내 만기의 외화현금, 채권 등 고유동성 자산 잔액과 1개월내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 차입금, 대출채권 잔액을 비교해서 구한다.
현행 은행업감독규정 외환건전성 규제에서 유동성위험관리 사항은 두 가지다. 외화유동성비율이 가장 중요한 지표로 잔존만기 3개월 이내 부채에 대해 같은 기간내의 자산의 비율로, 85% 이상이어야 한다.
3월말 기준으로 모든 은행이 기준치를 훌쩍 넘긴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낮은 은행은 기업은행이 104%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똑같이 105%이다. 주목해야 하는 점은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작년 같은 기간 111%, 108%보다 하락한 것. 부채로 분류되는 외화 예수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KEB하나은행은 1년새 146억달러에서 261억달러, 기업은행은 69억달러에서 80억달러로 급증했다.
대구은행이 108%, SC제일은행이 109%로 낮은 편이다.
기업은행 글로벌금융 담당 관계자는 “최근 기업구조조정으로 기업들의 외화자금 수요가 줄고 대신 외화예금은 늘어 외환 사정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장 높은 수준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으로 각각 127%, 124%, 120%이다. 뒤이어 국민은행 115%, 부산은행이 113%이다.
또 다른 규제는 ‘외화자산 및 부채의 만기의 불일치를 따지는 비율도 있다. 잔존만기 7일 이내는 부채가 자산보다 3% 이내에서만 많을 수 있고, 만기 1개월내에는 10%가 한도다.
이외에 중장기외화자금관리 규정에서 상환기간이 1년 이상인 외화대출은 조달 재원의 100%를 1년을 초과한 외화자금으로 해야 하고, 외환파생상품 거래 위험관리 규정에 따라 파생 거래도 제한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은행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외화차입 차환율 및 가산금리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외환 건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