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봉쇄외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각) 쿠바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방안 등 상호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사진=뉴시스> |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12일 대북압박 외교 강화를 위해 러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윤 장관은 오는 1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윤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2013년 취임 후 처음이다.
윤 장관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가 결의안(2270호)을 채택한 지 100일이 된 시점에 러시아와 양국 관계를 점검하고, 국제공조를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계기를 가질 생각"이라며 "한반도 정세를 포함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 1월 초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이후 수차례 전화 협의를 열어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와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열어 공조 모멘텀을 이어왔다.
양국 외교장관은 또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관한 상호 입장을 확인할 전망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양측은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중단된 남·북·러 3각 물류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한국 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러시아 정부의 '신동방정책' 연계방안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2차 한·러 대화 정경 콘퍼런스 등에 참석한 후 불가리아로 넘어가 대북 압박외교 모멘텀을 이어간다. 남동유럽의 북한 우방국 불가리아 방문은 지난 1990년 수교 이래 한국 외교장관으로서는 처음이다.
윤 장관은 오는 15일 다니엘 미토프 불가리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불가리아를 방문해 북한 문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윤 장관의 불가리아 방문 목적에 대해 "불가리아가 남동유럽에서 주요국 중 하나이고, 또 이번에 방문한다면 수교 이래 26년 만에 첫 공식방문이다. 그만큼 양국 간 고위 인사교류가 미진했던 부분이고 국가"라며 "(불가리아가 북한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대북공조 측면에서도 윤 장관의 방문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불가리아는 1948년 11월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48년 11월 주북한 불가리아대사관이 개설됐고, 1953년 11월 주불가리아 북한대사관이 개설됐다. 주북한 불가리아대사관은 1997년 4월 폐쇄됐다가 2005년 4월 다시 문을 열었다. 주불가리아 북한대사관은 발칸 지역 6개국을 겸임 주재하고 있는 지역 거점 공관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교부가 윤 장관의 불가리아 방문 목적을 대북공조 측면이라고 답변한 것은 최근 이란과 우간다, 쿠바, 러시아 등 북한 우방국을 중심으로 봉쇄외교를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대외정책 연장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