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전문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보다 컴퓨터가 조작하는 인공지능 퀀트펀드가 시장 바닥 타이밍을 더 잘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크레디트스위스(CS) 자료를 인용, 올해 헤지펀드 중에서는 컴퓨터로 조작된 퀀트가 유일하게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퀀트펀드(파란색)와 헤지펀드(흰색)의 주식 투자자금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퀀트펀드는 수학모델을 이용해 시장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결정을 내리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객관적이며 계량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인공지능 퀀트는 최근 국제유가가 지난 2월 저점에서 반등한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해 큰 수익을 창출했다. 펀더멘털에 기반해 투자하는 매니저들이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를 놓친 것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맥모란은 지난해 주가가 71% 폭락하면서 S&P500 종목 중 세 번째로 나쁜 성적을 거뒀으나, 올 들어 현재까지 50.81%에 이르는 수익률을 냈다. 프리포트맥모란은 현재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추세추종형(모멘텀) 바스켓에서 투자 비중이 두 번째로 높다.
CS의 리스크 자문 부문 글로벌 책임자 마크 코노스는 "인공지능 퀀트는 에너지 관련주에 대한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 넘게 늘려 수익을 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공지능 퀀트는 추세추종형(모멘텀)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가격 변화율이 30%에서 70%로 급등할 때 이를 재빨리 포착할 수 있다"며 "또한 자산 가격이 오를 때 기존의 매도(숏) 포지션을 청산하고 매수(롱) 포지션으로 빠르게 갈아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 기초 여건이나 시장의 수요와 공급 균형과 같은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매니저들이 해당 주식의 분기 데이터와 산업 구조, 기업별 특수 요인들을 파악하느라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퀀트펀드는 올해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퀀트펀드는 올해 1분기에 137억달러(약 16조783억원)가 새로 유입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