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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적자기업 징둥닷컴, 월마트 이하오덴 인수 속내는?

기사등록 : 2016-06-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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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닷컴, 12년간 적자 기록.. 자금 상황 우려 고조
이하오덴 인수 통해 월마트와의 협력 확대
시너지 효과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듯

[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중국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京東商城 JD.COM)이 글로벌 유통업체 월마트가 보유하고 있던 이하오덴(一号店)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징둥닷컴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징둥닷컴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로는 최초로 2014년 5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이후에도 중국 내 알리바바의 아성에 도전하는 유일한 경쟁사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손익 구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우려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런 징둥이 갑자기 월마트의 이하오덴을 인수하고 나서자 업계는 그 배경에 대해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류창둥(劉強東) 징둥닷컴 CEO <사진=바이두(百度)>

징둥닷컴은 사실상 12년 연속 적자를 낸 이른바 ‘적자 기업’이다. 2014년과 2015년 징둥은 일반회계(GAAP) 기준으로 각각 50억위안(한화 약 8702억원)과 94억위안(한화 약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도 순이익은 마이너스 3190만달러(한화 약 55억5200만원)를 기록해 실적 개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이에 대해 징둥닷컴은 고객 수와 총거래규모(GMV) 등은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것은 신사업 확장 등 비경상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징둥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것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사업 모델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알리바바의 경우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광고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반면 징둥닷컴의 수익 모델은 상당히 단조로운 편이다.

수익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전자상거래만 놓고 보더라도 알리바바는 자체 플랫폼에 대한 입점 업체들의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반면 징둥닷컴은 본사에서 상품을 직접 관리 및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품질에 신뢰가 간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짝퉁 로열더치셸 윤활유' 판매 등 논란에 휩싸이며 명성에 치명적 타격을 입기도 했다.

지난 4월 1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채권을 발행한 것도 자금 사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데 한 몫 했다. 당시 징둥닷컴의 주가는 하룻밤 사이에 8.6%나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344억달러(한화 약 39조6000억원)로 감소한 바 있다. 미국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와 S&P는 징둥닷컴에 BAA3, BBB-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징둥닷컴이 월마트가 운용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소매 사이트 이하오덴(1號店)을 인수한 것은 인수 자체보다는 월마트와의 협력 확대에 목적이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20일 징둥닷컴은 월마트로부터 이하오덴을 인수하는 대신 지분 5%(약 1억 4500만주)를 넘겨주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인수에는 월마트 측도 상당히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월마트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2011년부터 징둥닷컴을 인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왔다. 당시 월마트는 단계적 지분 확보를 통해 징둥닷컴의 지분 100%를 취득하고자 했으나 징둥닷컴이 거절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경쟁사 알리바바가 수닝(蘇寧)과 제휴를 맺고 ‘온라인+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해 거센 공세를 펼치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자 징둥닷컴은 월마트와 손을 잡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는 데는 성공한 모습이다. 징둥닷컴의 주가는 4월 중순을 기점으로 두 달여간 30% 가까이 하락했지만 21일 인수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개장 후 주가가 8%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인수가 징둥상청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 협력으로 징둥닷컴은 취약한 오프라인 채널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징둥닷컴이 장기 실적 악화나 경쟁 과열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인수를 결정한 만큼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발휘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14년 징둥닷컴은 텐센트와의 협력을 위해 텐센트 산하의 파이파이닷컴을 인수한 적이 있지만 적자 부담이 커지면서 2015년 파이파이닷컴을 정리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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