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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추경' 꺼낸 유일호, 편성의 키는 '누리과정예산'

기사등록 : 2016-06-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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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협상 테이블에서 정부·여당 '누리과정 우회적 지원' 카드

[뉴스핌=김나래 기자]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냈다. 새누리당은 구조조정에 의한 실업대책용으로 SOC(사회간접자본)에 중점 투입을 강조했고, 정부는 추경편성을 위해서는 7월 내 처리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추경을 위한 야권과 협상에선 누리과정 예산과 국채 발행 금지 등이 핵심의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4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일자리와 SOC에 적극 투입을 요청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정간담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회성 지원 추경이 아닌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SOC 예산을 이야기했다"며 "도로 같은 것은 고용 효과가 없어 그런 것은 빼고 고용 효과를 높이는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새누리당은 민간과 대기업이 투자하는 SOC 추진에 대해서도 제안했고, 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추경 처리가 국회에서 지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 방향 발표에 추경 편성 여부와 규모와 시기 등을 명확하게 담겠다고 약속했다. 국회에서 처리가 늦어져 추경과 본예산 실행 시점의 시간차가 있다보면 추경의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유일호 부총리가 28일 정부의 하반기 경제 운용 방향 자료 발표에는 확실히 담겠다고 했다"며 "만약에 국회에서 빨리 정리되지 않고, 8월을 넘어가면 본예산보다 (추경 편성이) 3~4개월 빨라지는데, 그럼 추경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지난해 메르스 추경이 통과된 7월 24일보다 늦어지면 안된다는 의미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추경편성에 있어 당론은 아니다는 입장이었다. 추경호 의원이 지난 21일 상당부분의 추경 편성을 정부에 권고할 때도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당론이 아님을 분명히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추경호 의원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정부의 추경 권고는 당론이 아니다"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까지가 내 입장이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경기상황을 생각하면 추경이 불가피하지만 새누리당 입장에는 정치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추경 카드'를 꺼내게 되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치 공세와 비판을 받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에서는 추경 편성을 하고 싶어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의당이 추경을 적극적으로 하자고 하는 것이 반갑다는 것이다. 즉, '야당에서 하니까 하겠다'라는 식의 모양새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현재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편성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더민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추경 재원은 국채 발행 등 '마이너스 추경'이 되면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추경이 구조조정 '실업대책용 추경' 외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날 김 정책위의장은 "의원들이 추경이 추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가지 협상을 하다보면 정치 쟁점화가 돼 발목이 잡혀 늦어질 가능성 있으니 잘 판단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정책위의장은 야당의 협상 전략에 대해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면서도 "추경을 하게 되면 내국세 수입이 늘어나 교육 쪽에 추가 교부금 정산 재원이 상당히 늘어나는 것 아니냐. 이런 것을 생각하면 야당에 추경을 하자는 요인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정근 새누리당 비대위원도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정부 편성해야 하는데 중앙정부에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먀 "야당이 원하는대로 바로 넣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우회해서 지원하는 방안(누리과정 지원하기보다는 교부금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회성으로 지출되고 성장동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며 "내년 대선도 있어 인기영합적인 부분을 생각하다 보면 국가 부채만 많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이다.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10조~20조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국회 안팎의 전망이다. 오정근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각종 기금을 활용한 금융보강 투자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15조원의 추경이 이뤄지지 않겠냐"며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하향한 만큼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추경편성의 필요성을 공김하면서도 청사진을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재정정책을 실행할 때 원칙은 타이밍, 타깃, 단기성 등 세 가지 요소를 염두해 둬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통화정책에 이어 재정보강책을 펼쳐 시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6년 예산을 정부가 중립적으로 가져와 재정을 적극적으로 편성하지 못했다"며 "경기가 안좋아지다 보니 무려 정부가 상반기에 60% 이상을 집행해 재정여력이 적다. 그런 의미에서 추경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필상 서울대 교수(전 고려대 총장)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중인데 청사진을 그리지 못하면 구조조정도 실패하고 추경만 남용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미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한 상황에서 추경편성까지 단행하면 구조조정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팽창정첵 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업종 외에도 석유, 화학업종도 할 경우 그때가서 또 추경편성을 할 것인지 의문이다. 추경편성을 하기전 구조조종에 대한 청사진으로 설득력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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