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들과 투자은행(IB)들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후 하나같이 파운드화 가치와 런던 주가지수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표 전 관망세를 취하던 헤지펀드들이 브렉시트 결과가 확정되자 영국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으로 파운드화 및 영국 증시 매도(short; 숏) 베팅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증시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가 높은 FTSE100지수보다는 영국 경제와 상관도가 높은 내수업체들로 구성된 FTSE 250지수가 크게 밀릴 것이란 관측이다.
런던소재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지금은 파운드화 숏 베팅이 컨센서스”라며 “헤지펀드 업계에서 이제 관심은 브렉시트가 다른 유럽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라고 말했다.
달러 대비 파운드 환율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파운드화는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이날도 내림세를 이어가 장중 1.3118달러로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결과 발표 이후 지금까지 파운드화 가치는 14% 정도 밀리고 있는데 이틀간 낙폭 기준으로 1971년 발표된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금태환 중지) 이후 최대 낙폭이다. 파운드화는 유로화 대비로도 83.41펜스로 2014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헤지펀드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수 주 내로 파운드화 가치가 1.10달러까지 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국민투표에 앞서 파운드에 대해 오히려 순매수 포지션을 취했던 것으로 확인된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역시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파운드/달러 환율이 1.15달러까지 떨어지고 유로화 대비로는 패리티(등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헤지펀드 알게브리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알베르토 갈로는 “BOE의 금리 인상 여지가 없으며 보유금이 많은 것도 아니다”라며 BOE가 파운드를 지지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고, 파운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상당함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유력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브렉시트 결과 발표 뒤 파운드 환율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주요 IB 파운드화 전망 변화 <자료=블룸버그, CNBC, 뉴스핌> |
같은날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JP모간은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7% 하락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그랬듯이 환시 변동성 고조로 자산시장 전반에 충격이 있을 수 있고 유로화도 추가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에서 브렉시트 사태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만큼 강력한 파장을 초래하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영국 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미미한(mild) 침체는 겪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브렉시트 투표 후 파운드 전망치를 하향한 율리우스 바에르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급감으로 파운드가 장기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