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이통사들이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불법 보조금 전쟁을 지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80만이 넘는 갤럭시S7과 G5가 10만원대에 버젓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구두경고와 함께 벌점까지 부과 받았음에도 지난 주말까지 불법 보조금 경쟁을 벌였다.
불법 보조금은 약 2주 전인 지난 17일부터 시장 과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해 지난 주말까지로 이어졌다. 이통사들은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된 만큼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불법 보조금 경쟁 또한 번호이동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상황을 감지한 방통위는 지난 주 구두로 경고했으나 이통사들이 경쟁을 멈추지 않자 벌점까지 부과했다.
이통사들은 이어진 방통위 주의에도 불법 행위를 지난 주말까지 이어갔다. 심지어 감시를 피하기 위해 꼼수까지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말 출고가 83만6000원인 갤럭시S7과 G5에는 약 40만원에 이르는 불법 보조금이 실려 10만원대에 판매됐다. 현재 공시지원금은 최대 25만~26만원 수준으로 아무리 싸게 사도 50만원 정도다.
이로 인해 지난 25일 번호이동 수치는 이달 들어 가장 높은 1만9372건으로까지 올라갔다. 지난 일요일(26일)과 월요일(27일) 이틀 동안에는 총 2만7262건으로 많았다. 지난 일요일은 전산이 닫히는 날로 이날 가입한 이들은 다음날인 월요일에 개통 처리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토요일(25일) 번호이동 수치가 높아지자, 이날 개통시켜야 하는 것을 일부러 월요일로 미뤄 번호이동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 한 정황이 있다”며 “방통위 감시망을 피하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과열 조짐을 보인 지난 17일부터 지난 27일까지 가장 많은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한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열흘 동안 단 이틀만 순감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는데 성공해 총 1550명이 순증했다.
가장 많이 잃은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반대로 3일간 245명의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총 2098명을 뺏겼다. KT는 548명 순증했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고에 벌점 조치까지 취했는데도 불법 현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앞서 방통위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시장 과열이 대란 수준으로 커진 것은 아니”라며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경고나 벌점을 부과해도 즉시 제재가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누적됐을 때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위반 혐의로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다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법을 계속한 것은 방통위를 무시한 처사"라며 "다시 한 번 주도사업자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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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