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뉴스핌 김지완 기자] 인도네시아 국회가 28일(현지시각) 조세사면법(Tax Amnesty)을 의결했다.
조세사면법은 내달 1일부터 내년 3월까지 해외로 빼돌렸거나 은폐한 자금을 신고하면 최소한의 세금만 부과하고 법적 책임을 면제해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외도피 자금이 국내로 돌아오면 2~5%, 단순히 신고만 하면 10%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세사면법을 통과시킨 인도네시아 국회는 이 법으로 인해 1000조루피아(한화 88조8000억원)가 본국으로 돌아오고, 4000조루피아가 신고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로 올해 말까지 124억4000달러(14조5000억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스티누스 프라스토우(Yustinus Prastowo) 인도네시아조세분석센터(Center for Indonesia Taxation Analyst) 운영이사<사진=김지완 기자> |
올들어 인도네시아 증시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된 데는 조세사면법 통과 기대감이 있었다. 올들어 지난 27일까지 'ISHARES MSCI INDONESIA ETF'로 2억44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에 힘입어 인도네시이 증시는 올들어 7.91% 상승했다.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상승률이다.
글로벌 자금은 전세계 금융시장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몸살을 앓을 때도 인도네시아행을 멈추지 않았다. 브렉시트 이후 4거래일 동안 인도네시아 증시는 0.3% 하락에 그쳤다.
조세사면법이 증시에 호재인 이유는 귀환하는 자금은 의무적으로 인도네시아 국채 또는 증시에 예치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전일 통과된 법에 예치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
◆ 경제성장률 0.3% 상향...주식·채권 상승 이어 루피아 절상 기대
조세사면법이 통과된 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Bank Indonesia)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5.4%로 상향조정했다.
유스티누스 프라스토우(Yustinus Prastowo) 인도네시아조세분석센터(Center for Indonesia Taxation Analyst) 운영이사는 “조세사면법 통과로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 부동산 시장까지 (강세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사모드로 자티(Wisamodro Jati) 인도네시아대학교 세금관리학(Tax Administration) 학장<사진=김지완 기자> |
해외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채권 투자로 인한 자본차익 뿐만 아니라 환차익 기대감도 커졌다. 이와얀 수디아르타(I Wayan Sudiarta) 인포스에이세무법인 대표이사는 “해외 자금유입으로 루피아 환율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위사모드로 자티(Wisamodro Jati) 인도네시아대학교 세금관리학(Tax Administration) 학장은 “인도네시아는 인프라 확충으로 물류만 개선돼도 경제성장률이 최소 3~4% 추가될 수 있다”면서 “조코위 정부의 인프라 투자로 현재 5% 수준에서 7~8%까지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리스틴 나타샤(Christine Natasya)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 애널리스트는 “조세사면법 통과로 인도네시아 유동성이 풍부해질 수 있다”며 “정부는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수 증가에 따라 정부지출 확대로 경제성장 순환 싸이클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