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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로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원자재 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연출해 주목받고 있다.
28일 영국 컨설팅사 메탈 불레틴(Metal Bulletin)에 따르면 철광석 현물 가격은 27일 하루 동안 6.42%가 뛴 톤당 53.86달러로 지난 5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은 이달 초 대비로는 11.8% 급등한 수준이며 연초 대비로는 23.6% 오른 상태다.
철광석 가격이 이처럼 랠리를 보인 데는 그간 가격 하락세가 지나쳤다는 판단이 작용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철강 업계가 '브렉시트' 위험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안도감과 중국서 나온 수급 관련 청신호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철광석 가격 10년 추이 <자료:IndexMundi> |
◆중국 ‘수급 조정’ 본격화
그간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 확대로 글로벌 공급과잉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중국 당국이 구조조정과 개혁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수급 여건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주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4,500만톤 규모의 철강생산설비 감축과 더불어 18만명에 달하는 철강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재배치를 올해 안으로 완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초 중국 국무원회의에서 발표된 철강설비 감축계획(1~1.5억톤)의 일환이다.
<사진=바이두> |
더불어 이날 중국서는 국영 철강업체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이 합병을 진행 중이란 보도도 나오며 업계 수급개선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양사는 구조조정을 위해 27일부로 주식거래를 정지하고 5일 뒤에 세부사항을 발표하겠다고 공시했다.
각각 중국 철강업계서 2위, 6위를 차지하는 대형 업체들로, 이들이 손을 잡으면 세계 2위 철강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번 합병 소식으로 중국 철강산업 전반적 분위기가 개선돼 철광석 가격뿐만 아니라 점결탄(coking coal)과 강철봉(rebar) 선물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소재 컨설팅업체 CRU 애널리스트 왕 디는 “중국 정부가 공급 개혁 작업에 착수함과 동시에 이번 합병 소식이 나오면서 업계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철강업체들의 수익도 지속 가능한 쪽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은행 평가도 낙관적
철광석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은행(IB)들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JP모간은 철광석이 브렉시트 위험에 손실위험(익스포저)가 적은 편이라며, 영국과 유럽이 글로벌 상품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P모간의 분석가들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상품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minor)이라고 평가했다.
CLSA도 브렉시트가 철광석과 철강 산업을 비롯해 상품시장에 오히려 호재라며 아시아 원자재 관련 종목도 끌어 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크리스토퍼 우드 CLSA 수석 주식전략가는 브렉시트로 파운드와 유로 값이 싸지면 각국 통화 및 재정 완화 정책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며 “주요7개국(G7)에서 인프라 부양 움직임이 일면 전 세계 상품 시장이 일종의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철광석 평균 가격을 각각 46달러와 42달러로 종전 전망치보다 17%, 13%씩 상향 조정했다.
은행은 중국 정부의 인프라 개발 프로그램에 더해 호주 대형 철광석 업체들이 생산을 대폭 축소한 점, 브라질 사마르코 철광석 광산 등에서의 공급 차질 등이 가격 지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6일 중국 증시에서는 석탄 광산업체들이 3.8% 뛰었고 호주 증시에서는 광산업체 포테스크 메탈스(종목코드:FMG)가 5.1% 급등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리오틴토(RIO)와 BHP빌리튼(BHP)은 각각 1.9%, 1.8%씩 올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