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자율규제 vs 의무화…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논란 '도돌이표'

기사등록 : 2016-07-01 13:5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자율규제 시행 1년…실효성 두고 공방 '재점화'

[뉴스핌=최유리 기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시행 1년만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사들은 자율규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확률 공개 방식이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효성을 두고 업계 안팎의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치권이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개정안 발의를 예고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일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구 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시행률은 월 평균 89.5%를 기록했다. 매달 낮게는 87%에서 높게는 93%의 시행률을 나타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무작위 확률로 얻을 수 있는 희귀 아이템이다. 투입한 금액보다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기대감을 갖게 해 이용자가 지갑을 열게 만드는 요소다. 게임업계 입장에선 주요 수익원이지만 이용자의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게임업계는 지난해 7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도입했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물과 획득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자, 업계가 이보다 낮은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결과다. 해당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업계 자율에 맡긴 지 1년이 지났지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지난해 12월을 정점으로 시행률이 하락한 데다 확률 공개 방식이 소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실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자율규제를 시행한 158개 게임 가운데 17%가 게임 내 확률 공개 방식을 택했다. 나머지 게임들은 공식 홈페이지나 블로그에서 정보를 공개해 이용자들이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 또 대부분 확률 구간 공개(96.8%)에 그쳐 이용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확률 구간 공개는 아이템 별 확률이 아닌 1~5%, 5~20% 등 구간별 표시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시행 현황 <자료:노웅래 의원실·녹소연·ICT소비자정책연구원>

녹소연 관계자는 "최상급 아이템의 경우 0.00X%로 거의 획득할 확률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를 구간별로 뭉뚱그려 공개해 기대심리를 심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치권에선 확률형 아이템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웅래 의원은 이달 초 '게임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확률형 아이템의 게임 내 확률 공개를 의무화시키는 게 주요 골자다.

반면 게임업계에선 자율규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확률 공개 방식은 게임성을 고려한 선택이기 때문에 이를 강제할 경우 게임의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형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정책실장은 "모니터링 결과 협회 회원 90%가 자율 규제를 이행하고 있어 나름대로 실효성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며 "확률 공개 방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성을 고려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종사자 역시 "게임 내 시스템 구현 등 기술적인 요소를 고려해 개발자들이 확률 공개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실효성 면에서도 자율규제가 1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률형 아이템 공개를 의무화할 경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의 재미 요소를 떨어트려 국내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법으로 강제하면 개발자 입장에선 게임에 뭔가를 집어넣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지고 게임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외산 게임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국내 게임을 더욱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실증적 연구나 자율규제에 대한 보완이 우선돼야 한다"며 "민간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법으로 규제하면 또 다른 셧다운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