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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 이은결, 개구쟁이 같은 얼굴 뒤 숨겨진 이야기…불공정 계약 딛고 '대중 앞으로'

기사등록 : 2016-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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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이은결의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한다. <사진=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 이은결, 개구쟁이 같은 얼굴 뒤 숨겨진 이야기…불공정 계약 딛고 '대중 앞으로'

[뉴스핌=양진영 기자]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환상을 만드는 남자, 이은결을 만난다.

3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상상을 표현하는 남자,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삶을 들여다본다.

이름 석 자가 브랜드인 대한민국 최고의 마술사 이은결. 21세에 아시아 월드 매직 콘테스트(UGM)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6세에 마술 월드컵이라 불리는 FISM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제너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후로도 그는 싱가포르, 파리, 라스베이거스, 중국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마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런데 완벽해 보였던 이 남자, 신비주의에 가려져 있던 이은결이 요즘 달라졌다.

이은결은 '나 혼자 산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망가지기를 주저하지 않고, 동네 형처럼 장난을 걸어온다. 마음 놓고 그를 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마술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타고난 재간둥이 이은결을 만나본다.

이은결 문하생 이유진 씨는 "첫 출근을 했는데 은결 선생님이 소파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 시간 넘게 무한 반복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 사람이 내가 알던 이은결이 맞나?’ 했죠. 마리텔에 나온 모습을 보고 이은결에게 저런 모습이 있냐는 얘기를 하는데, 그냥 일상생활이 그래요"라고 그에 대해 말했다.

늘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이은결. 세계대회를 제패하며 금의환향한 그가 24살이 되던 해에 이은결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친한 형이 맡았던 소속사의 불공정 계약서가 존재했던 것. 계약서의 내용대로라면 그는 더 이상 자유롭게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이후 1년의 시간 동안, 이은결은 연습실 밖으로 나오지 않고 세상을 피해 숨었다.

이은결 어머니 안정숙 씨는 "그때 은결이가 일체.. 사람을 만나지 않았어요. 사람을 믿지 않는 거예요. 믿었던 형에게 맡긴 계약이었는데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그로 인해서 1년 넘게, 아예 말도 못 걸었어요. 얼굴을 보려도 볼 수가 없어요"라고 당시의 그의 충격을 언급했다.

이은결은 "내용증명 계속 날라오고, 1년을 그냥 허비했죠. 원망하고 후회하고 연습도 못했어요. 정신이 온전치가 않아서.. ‘내가 왜 그랬을까, 나한테 문제가 있었을까’ 이런 자기 비하부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마술밖에 모르는 바보였던 거예요"라고 스스로를 탓했다.

그때 이은결의 옆에 있어준 건 가족이었다. 그가 마술을 계속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회사를 설립해 대표를 맡았고, 형은 매니저 역할을 했다. 쉴 새 없이 연습에 매진하는 은결과 동료들을 위해 어머니는 직접 끼니와 간식을 챙겼다.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에 한마음으로 그를 응원하고 지켜준 가족들. 이은결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준 따뜻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은결이 마술을 업으로 삼겠다고 처음 결심했을 때,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만류하고 반대했다. 마술은 밤무대나 서커스에서나 보는 공연이란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라스베이거스처럼 큰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것이다. 마술로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길거리, 코미디 공연, 방송 등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무대라면 어디든 달려간 이은결. 결국 그는 스스로 대한민국의 마술 산업을 만들어나갔다.

마술사 김유정국은 "이은결 마술사는 그 이름 세 글자, 그 한 사람으로 마술 산업이라는 게 생길 수
있도록 만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전 국민에게 ‘마술사가 직업일 수 있구나’라는 걸 알려준 사람, 마술 산업을 만든 사람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작은 씨앗을 심어주는 것,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은결이 꿈꾸는 목표다. 20년 차 베테랑 마술사지만, 아직도 그의 몸엔 멍과 상처가 가득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마술을 연구하고 도전하는 이은결. 단 1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개그맨 김한국은 "은결이가 2000년도 '코미디 클럽' 공연하던 시절에, 대기실이 방도 아니었고 광, 창고 같은 곳이었거든요. 어느 날은 은결이가 그 추운 데서 손 비벼 가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간밤에 놓고 갔던 비둘기가 너무 추워서 동사를 했던 거죠. 불도 백열전구 하나 들어오는덴데.. 거기서 은결이 정말 엄청나게 연습했죠"라고 이은결의 과거 얘기를 해줬다.

화려한 무대 밖,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마술사 이은결의 뒷모습이 공개되는 '사람이 좋다'는 3일 오전 9시 MBC에서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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