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 부동산의 투자 매력이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건설 업계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유럽 대륙의 불안정한 기류가 해외 투자 자금을 미국 부동산 시장으로 몰고 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상 투자자들은 상반되는 행보를 나타냈다.
실리콘밸리의 고가 주택 <출처=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년 사이 비거주 외국인의 미국 주거용 부동산 매입이 440억달러로, 10억달러 줄어들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특히 고가 주택시장의 매입이 급감한 가운데 투자 대상이 중저가 주택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중국 경제가 후퇴하는 가운데 달러화가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구매력이 떨어졌고, 여기에 미국 주택 가격 상승이 가세하면서 ‘사자’가 줄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또 중국 정부가 대규모 자본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자금 이전과 관련된 규제를 강화한 것도 미국 부동산 투자가 시들해진 배경으로 꼽힌다.
해외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 평균 가격 역시 48만달러로, 1년 전 50만달러에서 떨어졌다.
미국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을 미미한 수준이지만 마이애미와 뉴욕 등 일부 주요 도시는 이들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당 도시의 주택시장이 상당 기간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미 맨해튼과 샌프란시스코 등 노른자위 시장의 고가 아파트 건설업체들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가격을 떨어뜨리는 상황이다.
로렌스 윤 NAR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중국 투자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저하됐다”며 “뿐만 아니라 중국 투자자들은 과거에 비해 가격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투자자는 2년 연속 미국 부동산 구매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중국인의 주택 매입 규모는 270억달러로, 전년 286억달러에서 감소했다.
중국 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