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글로벌 시장 개척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시험 과정에 I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상시험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글로벌 표준에 부합시키려는 노력인 것. 최근에는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임상데이터 관리시스템까지 도입돼 눈길을 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중심으로 보편화됐던 임상시험 데이터의 디지털화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진출 등에 힘입어 전체 임상 단계로 적용범위, 방식이 넓어지고 있다.
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미약품> |
임상개발 솔루션 전문 IT업체인 메디데이터는 최근 한미약품과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한미약품이 진행하는 모든 임상시험에 메디데이터의 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
메디데이터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이 진행하는 100여개의 임상시험에 메디데이터의 ‘트라이얼 어슈어런스(Trial assurance)’을 적용하게 됐다”며 “해당 솔루션은 AI를 활용해 수많은 임상 데이터 중 규제기관에서 문제삼을 만한 데이터를 사전에 알리는 기능 등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또 “해당 솔루션은 BMS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대부분 이용해 왔다”며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최초”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13년부터 메디데이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시험 IT솔루션을 도입해 왔다. 이번에는 전체 임상으로 보다 적용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국내 제약사 중에는 셀트리온, 종근당, 보령제약 등이 메디데이터의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속속 도입했다.
과거에는 수기(手記)에 의존하던 임상결과 정리가 점차 디지털 방식으로 체계화되고 있다. 2010년대 초부터 시범적으로 도입되던 디지털 기록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등은 이미 국제임상데이터 교환표준컨소시엄(CDISC)에 따라 임상시험 데이터를 전자 문서로 관리하고 있다. BMS, GSK, 노바티스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대부분 임상과정을 디지털화했다. 이번에 한미약품이 계약을 맺고 최초로 도입한 솔루션도 해외 주요 제약사들은 이미 보편적으로 도입해 온 것이다.
또 임상시험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진행되는 ‘글로벌 임상’이 보편화되면서 국가마다 들쭉날쭉한 임상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IT 기술도 절실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표준화되지 못한 임상데이터로 허가 과정에서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다”며 “IT기술을 활용한 임상 데이터의 표준화와 효율화가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