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지난해 폭스바겐 배기가스 장치 조작으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에서 퇴출될 상황에 놓이면서, 그동안 아우디 및 폭스바겐 차량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가 늘고 있다.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을 비롯해 사후관리(AS)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1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로부터 국내 판매 중인 32개 차종에 대한 판매중지 및 인증취소 행정처분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를 직접 방문해 행정처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공문을 수령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행정처분 전에 거쳐야 하는 청문일정 등 상세한 공문 내용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이번 조치는 검찰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결정됐다.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이 인증 서류를 조작했다는 정황을 포착했고 이에 대한 행정처분을 환경부에 요청한 것이다.
행정처분 대상은 지난 2007년 이후 아우디폭스바겐이 국내 판매한 32개 차종 79개 모델로 그 규모만 약 7만8000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는 ▲골프 2.0 ▲티구안 2.0 ▲아우디 A3 등 아우디폭스바겐의 주력 모델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아우디폭스바겐에겐 사실상 국내 '영업정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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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접한 소비자들은 중고차 가격 하락부터 A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췄다.
현재 티구안 2.0을 보유 중인 한 20대 여성은 "아무래도 이렇게 특정모델이 계속해서 악재에 시달리게 되면 나중에 되팔 때 가격이 썩 좋게 나오지 않을 것 같고, AS도 예전보단 수월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 역시 "업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보는 시각이 분분한데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차종들이다보니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오히려 물량이 한정 되버리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두가지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다만 중고차 시장은 완성차 시장의 정책 등에 대한 영향을 1~2년 늦게 받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티구안 2.0 보유자인 한 30대 남성은 "가장 우려스러운 면이 차량의 잔존가치인데, 이미 구매한 사람으로서 폭스바겐에 속았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이번 처분 등을 통해 폭스바겐 쪽도 가능한 조치들을 취하고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만 된다면 환영할 만 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공문도 받아보지 못한 상황이라 공문을 수령하는 대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라며 "처분이 확정되더라도 기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고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등도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과거 일본차 브랜드인 스바루가 국내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한국법인 설립 3년 만인 2012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AS 인력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이 한국을 떠났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