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프랑스 니스에서 15일(현지시각) 발생한 트럭 테러의 범인은 기존의 테러 잠재 용의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프랑스와 미국 수사 당국은 최소 84명을 희생시킨 범인이 어떤 형태로든 테러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이 돌진하자 시민들이 사방으로 대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파리의 테러 전문 수사관 프랑수아 몰린은 일차적인 수사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범인은 어떤 테러 단체나 용의자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하지만 이번 공격의 형태는 온라인 상에서 테러리스트 그룹이 옹호하는 전술과 흡사하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국가 비상 사태를 3개월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해 11월 파리 레스토랑의 참사에 이어 불과 8개월만에 또 다시 비극이 벌어지자 국가 안전망이 뚫렸다는 비난이 번지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들어 서방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은 총 16건. 이 가운데 프랑스에서 발생한 사건이 5건으로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트럭 테러의 수사 결과 및 현지 표정을 발빠르게 전달하는 한편 유독 프랑스가 테러 단체의 타깃으로 지목된 배경에 초점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중동을 필두로 전세계에서 이슬람 지하드 세력과 대적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프랑스 정부는 이라크와 아프리카로 대규모 군대를 파병,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전면적인 대치를 벌이고 있고, 미국과 동맹해 시리아와 이라크 등의 ISIS 세력에 폭탄 공격을 수 차례에 걸쳐 가하기로 했다.
전세계 테러 관련 전문 조사 기관인 JTIC의 매튜 헨만 대표는 “프랑스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공격한 데 따라 타깃이 됐다”며 “주요 도시의 게토에 포진한 이슬람인들이 과격 극단주의로 변질되는 상황을 종결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블룸버그도 칼럼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프랑스 전체 인구에서 이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지만 전국 교도소에서의 비중은 60%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슬람인 통합 정책으로 인해 주요 도시의 게토에 밀집한 이들은 높은 실업률과 낮은 교육 수준으로 사회에서 소외됐고, 마약 거래를 포함한 각종 범죄를 일삼으며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테러 전술을 배워 출소하는 이슬람 청년들이 적지 않고, 이들이 잠재 테러 세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뿌리뽑는 일이 단시일 안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날 트럭 테러로 인해 미국 경찰은 주요 도시의 경계를 강화했고, 벨기에 당국도 흡사한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