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관련 공식 협상을 연내 갖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총리 취임 후 20일(현지시각) 가진 첫 의회 질의응답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한 메이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첫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도 영국 측의 의견을 적극 옹호하며,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출처=AP> |
메이 영국 총리는 EU 탈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EU와 파괴적인 관계 해체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켰다.
그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것일 뿐 유럽을 떠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회원국들과 비즈니스 문호를 열어 두는 한편, 경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이 27개 EU 회원국과 브렉시트 관련 본격적인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50조를 발동해야 한다.
메이 총리는 공식 취임 이전 연내 이를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이 영국 총리는 2년에 걸친 EU 탈퇴 공식 협상을 본격 개시하는 데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실무 협상은 진지하고 세부적인 실무 작업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에 앞서 독일과 강력한 무역 및 경제, 보안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본질적인 관계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우호적이고 친밀한 경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정책자와 기업들의 공통된 바람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적극 옹호했다. 그는 “공식적인 협상에 앞서 영국이 시간을 두고 국가 차원의 이해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은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세부 협상안을 명료하게 준비하는 것은 독일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 입장에서도 유리한 것”이라며 “앞으로 매끄럽고 건설적인 협상은 모두가 바라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결정에 따라 2017년 하반기 맡게 될 예정인 EU 의장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