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 전민준 기자] 미국 정부로부터 냉연강판 관세폭탄을 맞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업체들이 8월 중대한 변곡점을 맞는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으로 철강제품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내달 1~3일 사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수출하는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최종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 내부식강판(방지표면처리 강판)과 함께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주요 철강제품이다. 2015년 기준 수출액은 3792억6100만원, 물량으로 따지면 78만792t이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각각 40만t, 35만t에 달하는 열연강판을 미국으로 공급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중순 한국에서 생산하는 수입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발표했는데, 포스코 7.33%, 현대제철 3.97%, 기타업체 5.65%의 관세가 결정됐다. 7월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냉연강판에 각각 64.7%, 38.2%의 관세를 부과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 트렌드를 감안했을 때 예비판정 때 보다 높은 최종세율 예상된다"며 "예비판정 때보다 2배 이상만 높아져도 한국 철강기업들은 미국에 수출하는데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내부식강 제품에 대해서도 예비판정 때는 2.99~3.51%의 세율을 적용했다가 최종판결 때 8.75~47.8%로 세율을 대폭 끌어올린 바 있다.
철강업계에서도 이번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를 추진했던 미국 철강기업들이 한국산 열연에 최대 158.93%에 달하는 덤핑마진을 주장했던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소업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분위기가 강하게 흐르고 있어 긴장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철강업계에서는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경우 수출물량이 내수로 전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매년 800만t대로 정체된 국내 열연강판 시장에 80만t에 달하는 대미 수출물량이 쏟아져 들어올 경우 과잉공급에 따른 수요 둔화,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화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으로 전환판매하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철강 무역제재 강화가 타 수출시장에서의 풍선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 다른 국가들도 주요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태클 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상무부는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배경으로 지난 24일 포스코가 생산하는 방향성 전기강판에 37.3%의 반덤핑 최종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향 철강 수출 축소에 따른 영향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지역 다변화와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