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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2P 지급결제시장, 은행·핀테크·IT '무한경쟁'

기사등록 : 2016-07-2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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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비자 제휴…은행들 연합 전선 강화
페이스북, 구글, 애플, 스퀘어 등 IT기업 가세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개인간(Person-to-Person; P2P) 지급결제 시장에서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첨단기술에 기반한 플랫폼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온라인 최대 결제 업체인 페이팔(Paypal)이 비자(Visa)와 제휴를 맺으면서 도전장을 냈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공룡인 페이스북(facebook)과 구글(Google), 애플(Apple), 스퀘어(Square) 등이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3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형 은행인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그리고 기타 은행들은 한층 강화된 온라인 결제 플랫폼, '클리어익스체인지(ClearXchange)'의 실시간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같은 은행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클리어익스체인지는 지난 2011년에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결제일이 3일이나 걸려 실시간 거래와는 거리가 있었는데 이번에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신문은 은행들이 실리콘밸리 업체들과 경쟁하는 와중에 '속도(speed)'라는 예상치 못한 무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 대형은행, P2P 플랫폼 합종연횡…페이팔, 비자 제휴 응수

<사진=블룸버그통신>

이에 페이팔과 글로벌 3대 신용카드 사인 비자는 은행들의 움직임에 맞서 제휴를 맺었다. 이로써 벤모 이용자는 모바일 앱에서 비자카드도 연동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시간 결제는 물론이다.

이처럼 은행과 기술 기업들이 지급 결제 시장에 열을 올리는 건 전자 결제 시스템이 보편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금과 수표 방식이 개인 결제에서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에이트(AITE)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개인간 결제 시장의 규모는 1.2조달러(약 1364조원)에 이른다. 또 2014년 한 해 동안 평균 가계당 54회의 개인간 지급결제가 이용됐는데, 이 중에서 현금과 수표 거래가 각각 22%, 16%를 차지했다. 페이팔은 불과 8%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기프트카드나 우편환 등 다양한 수단이 이용됐다.

은행이나 페이팔 모두 지금은 개인 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지만 고객 확보를 통해 추후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점이 경쟁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업계 전문가는 P2P 지급결제시장에서 승리하는 쪽이 모든 지급결제 시장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은행들 '통합·독자 결제 시스템 병행'…소비자 혼란

은행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아직도 결제 시스템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은행들이 통합 플랫폼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 결제 플랫폼의 이용 건수가 독자적인 서비스를 앞서고 있긴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병행 시스템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일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고객들의 디지털 거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지난 5월 퓨 채리터블 트러스트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 개인고객 중 휴대전화로 돈을 보내거나 받은 사람의 비중은 22%에 불과했다. 신세대인 '밀레니얼(millennials;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세대)' 조차 그 비중이 32%에 불과했다.

◆ 스퀘어·애플 등 IT기업도 진출

이처럼 페이팔과 전통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 알파벳, 스퀘어 등 IT기업들도 개인간 결제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애플은 조만간 음성 인식 시스템 시리(SIRI)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퀘어 역시 이번 가을에 메시지를 이용한 '스퀘어 캐시' 서비스를 공개한다.

페이팔 역시 이용 건수를 늘리며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페이팔을 통해 이뤄진 거래 규모는 410억달러(약47조원)에 이르렀으며 벤모에서는 75억달러(약 8조5000억원)가 거래돼 지난 2014년보다 규모가 175%나 불었다.

클리어익스체인지는 더 많은 은행들을 제휴사로 끌어 모을 예정이다. 우군을 더욱 확보해 핀테크와 IT기업들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클리어익스체인지의 앤드류틸버리 컨설턴트는 "더 많은 은행들이 플랫폼에 참여할 예정"이라면서 "내년에 새로운 브랜드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 브랜드는 독자적인 앱을 포함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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