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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공장 3개 없애라" 철강산업 구조조정 윤곽

기사등록 : 2016-07-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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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 후판 공급 400~500만t 줄여야
철근·강관도 구조조정 대상품목 지목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5일 오후 6시1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철강업계가 자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철근과 후판, 강관 분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후판<사진=현대제철>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컨설팅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철근과 후판, 강관 등 3개 제품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하고, 최근 '민간협의회'에 중간보고서를 제출했다.

민간협의회는 지난 5월 올바른 철강업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 위해  철강협회 주도로 구성한 태스크포스팀(TFT) 형태 임시조직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각 철강품목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BCG는 보고서에서 후판 설비에 대한 조정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최대 수요처인 조선산업의 수요 부진이 202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연산 400~500만t 규모의 설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BCG의 제안대로라면 3개 이상의 후판 공장 폐쇄가 필요한 상태다. BCG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설비 경쟁력을 진단하고 능력을 감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2015년 말 기준 국내 철강업계의 후판 생산능력은 약 1800만t 규모에 이르렀으며, 포스코가 500만t, 현대제철 260만t, 동국제강 150만t을 생산했다.   

하지만 조선사의 유동성 악화로 대규모 부실채권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포스코 450만t, 현대제철 220만t, 동국제강은 130만t까지 후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시장에는 매년 400만t 이상 공급과잉 상황이 발생했고, 조선사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자체적으로 후판 생산량을 줄이고 있던 터였다"며 "올 상반기 철강값 상승으로 후판 가격도 올렸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BCG는 철근도 올 상반기 수익성이 좋지만 건설경기 침체 가능성과 중국산 철근의 위협 등을 고려 할 때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철근시장은 매년 1000만t을 밑돌고 있는 가운데, 수입산 철근은 지난해 약 120만t까지 증가하며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은 현대제철이 27%, 동국제강 22%, 대한제강 12%, 한국철강 10% 등의 순이며, 해당 기업들은 공급과잉과 저가 수입산으로 매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울러 BCG는 강관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강관은 2010년 이후 내수시장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작년부터 에너지용강관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출 부진, 중견 강관사 도산 등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국내 강관시장은 매년 300만t대로 정체되어 있는 가운데, 250만t대에 달하던 수출량이 재작년 반토막 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대표적 강관기업인 세아제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줄어든 1조4264억원, 영업이익은 49.8% 감소한 485억9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대형 강관업체를 포함해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됐다.

BCG의 제안에 민간협의회는 현실성이 부족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8월 중순까지 보완작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서는 최종보고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보다 철강업계와 정부가 선제적 구조조정에 대해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최종보고에는 중간보고에서 언급된 수치를 수정하고 일부 빠져있는 기업을 추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컨설팅 내용과 관련해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이미 경쟁력이 약화된 업체들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스스로 합리화 및 유휴설비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시장의 혼란만 가중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이번 컨설팅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매출액 상위 5개 철강사가 철강협회와 함께 민간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컨설팅을 진행됐다는 점도 철강업계에서 문제시 되고 있다. 즉, 대다수 철강사와 철강인이 구조조정 논의에서 소외돼 처음부터 공감대 확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형 철강사들이 BCG 컨설팅이 시작된 이후부터 철강협회로 출근해 관련 사안들을 밀실토의 했다"며 "내용 또한 그간 문제로 제기됐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수억 원에 달하는 비용지불이 큰 의미가 없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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