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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주은 기자] 이르면 내달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정비계획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압구정 3구역(가칭)에서 공공기여(기부채납) 부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압구정 3구역에서 기부채납 부지로 요구한 땅이 한강 조망이 되는 최고 요지라서다. 이 땅을 기부채납할 경우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서울 압구정동 주민들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주민들로 구성된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서울시가 요구한 기부채납 부지를 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건축 계획안을 강남구에 제출했다.
압구정 3구역은 압구정 재건축의 가장 가운데 위치하며 (구)현대아파트 1~7·10·13·14차가 포함됐다. 총 4020가구로 구성됐다.
서울시가 압구정 3구역에서 요구하고 있는 기부채납 토지는 올림픽대로와 연결된 현대아파트 1·2차(12~13동, 21~22동, 31~33동) 일대다. 이 곳은 3구역 단지 뒷편에 있는 땅으로 공원 등 주민 위락시설을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바른재건축준비위원회는 시의 기부채납 부지 지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요구하는 땅은 압구정 3구역에서 가장 알짜 부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공원 진입이 수월하고 한강변 조망권이 확보돼 가치가 매우 큰 곳으로 평가된다.
대신 주민들은 동호대교 옆인 현대아파트 10·13·14차(201~211동) 일대로 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부채납은 시가 요구한 비율대로 하면 되는 만큼 위치까지 시가 지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이 두 곳 땅은 공시지가 상으로는 가격 차이가 없다. 현대아파트 1·2차(지번:강남구 압구정동 369-1번지)와 현대아파트 10·13차(지번:강남구 압구정동 438·448번지)의 공시지가는 올해 기준 3.3m²당 3920만4000원으로 같다. 두 곳 다 아파트가 지어진 만큼 땅만 따로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곳에 지어진 아파트 값은 차이가 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현대아파트 1·2차에서 대지면적이 86.8m²로 가장 넓은 12동과 13동의 경우 평균 매매가격은 25억9000만원이다. 3.3m²당 1억원 수준이다.
반면 대지면적이 72.3m²인 현대 13차의 평균 매매가격은 17억원이다. 3.3m²로 환산하면 7727만원으로 시가 요구한 기부채납 땅에 지어진 현대 1·2차보다 2273만원 저렴하다.
안중근 올바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은 “서울시는 기부채납 부지로 현대아파트 1·2차 쪽을 요구했는데 동호대교 라인인 현대 13·14차 일대로 변경돼야 한다”며 “서울시가 요구한 땅은 공원과 가까운데다 한강 조망권도 확보된 압구정 지구의 가장 핵심부지”라고 강조했다.
압구정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압구정 재건축의 가장 가운데에 위치한 압구정 3구역의 넓이는 39만6000m²로 기부채납 비율 15%를 적용하면 서울시에 기부해야 할 땅은 5만9400m²”라며 “차이가 나는 지가만큼 단순 계산하면 약 4091억원”이라며 “즉 기부채납을 어디로 하느냐에 따라 조합원들의 분담해야 하는 금액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처분 가치도 차이가 나지만 재건축이 완료됐을 때 사업 및 분양성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중근 위원은 “이 땅을 기부채납하게 되면 조합원들의 분담금 등 수익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생길 것”이라며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계속 고집한다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주민들이 재건축 동의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검토 중인 압구정동 재건축 정비계획변경안 초안에 따르면 용적률 300%, 기부채납 15%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또 시는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는 8월말에서 9월 중 압구정 개발기본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