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철수설이 나올 만큼 강도높게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SC제일은행이 올 들어 눈에 띄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대규모 명예퇴직과 지점 축소 등으로 지난해와 2014년 각각 2858억원과 753억원 등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2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상반기 500억원대의 순익을 올렸다. 비용도 20% 대로 감소하며 안정된 순이익 구조로 진입했다는 평가다.
“SC제일은행이 턴어라운드(실적 회복)에 진입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빌 윈터스(Bill Winters) SC그룹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가진 SC그룹 실적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룹 실적에서 한국 사업 부문인 SC제일은행의 상반기 실적결과와 내용을 두고 한 풀이다.
SC그룹 실적발표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920억원(8300만달러, 3일 원/달러 환율 적용), 당기순이익(세전) 520억원(47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64% 감소했고 순이익은 46% 줄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1000여명의 명예퇴직금 지급으로 4000여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에 비해, 극적인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351억원, 당기순이익 29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실시한 특별퇴직 및 지점 최적화 전략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가 점차 가시화됐고 가계대출의 리스크 경감조치(de-risking)로 인한 부실채권 감소, 개인채무회생제도(PDRS) 신청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런 조치들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2년간 영업이익경비율(cost-income ratio)을 개선하라는 SC그룹의 주문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상반기 영업비용과 대손비용이 각각 3930억원(3억3500만달러), 400억원(3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73%나 감소했다. 은행의 수익구조가 저비용 저위험으로 바뀐 것.
빌 회장은 “SC제일은행이 리스크 경감조치 전략과 핵심적인 턴어라운드 진전을 완료했다(completed)”며 “작년 하반기 구조조정조치에 따른 영향을 상반기에 만회하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SC제일은행은 올들어 본격적인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국 69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야간과 주말에도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샵 및 뱅크데스크, 은행-카드사 간의 첫 포괄 업무제휴에 따라 지난 4월 출시한 SC제일은행삼성카드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올해는 SC제일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10년을 여는 ‘뉴 뱅크 뉴 스타트(New Bank, New Start)’의 첫 해”라며 “그 동안의 비용절감 노력과 리스크 관리 효과가 1분기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빌 윈터스 회장은 “SC제일은행이 (삼성, 신세계, 이마트와) 협력이 긍정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실제 한국 기준의 실적은 그룹이 발표한 수치와 상당히 다를 수 있으며, 한국 회계 기준에 따른 정확한 수치는 오는 8월 12일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