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동 기자] 보험료 비교 웹사이트인 ‘보험다모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을 보험다모아에서 가입할 수 없어서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가격비교를 통해 가입을 권장하는 단독실손보험을 가입을 보험업계에서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금융위가 이같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못해 보험다모아가 제기능을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험다모아는 지난 2015년 11월 금융위가 가격(보험료)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보험 선택을 유도하고 단독실손보험 등 소비자에게 유리한 보험 가입을 늘리겠다며 개설했다.
8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KB손보 등 22개 보험사가 보험다모아에서 단독실손보험 텔레마케팅(TM)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18개 회사는 TM 상품이지만 전화통화로 가입할 수 없다. 대다수 보험사들은 종합실손보험만 가입할 수 있고 일부 보험사는 설계사와 상담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3300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은 단독실손보험과 여기다 여러 특약을 붙인 종합실손보험 두 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이 중 단독실손보험만 가입한 계약자는 3%에 불과하다.
보험사가 보험다모아 개설 취지와 달리 단독실손보험 가입을 사실상 거절하는 이유는 판매할수록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단독실손보험 손해율(납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율)은 100%를 초과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보험설계사도 단독실손보험 판매 유인이 크지 않다. 단독실손보험은 보험료가 1만원 내외다. 보험료가 낮아 설계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도 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특약을 붙여 보험료를 높여야 수수료를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종합실손보험을 권한다.
하지만 보험사의 종합실손보험 권유 입장과 달리 단독실손보험만으로도 왠만한 의료비는 보장이 다된다. 연 5000만원 한도로 수술은 물론 입원·통원 치료비 등 의료비 전액(자기부담금 제외)을 보장한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금융당국은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서 직접 선택 후 가입까지 완료 할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는 보험사가 고객 정보를 확보하는 사이트로 전락했다”라며 “결국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관리소홀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상품 판매 전략은 보험사 자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보험다모아 담당자는 “일부 보험사의 경우 반드시 설계사를 거쳐야만 가입이 가능한 곳도 있다”면서도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한 노력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