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당국이 모바일 결제 방식 중 하나로 사용돼 온 'QR코드' 결제를 전격 합법화하고 나섰다. 알리페이, 위쳇페이 등 모바일 핀테크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QR코드가 현금과 카드를 대체하는 주요 결제 수단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중국 당국이 결국 두 손을 든 것이다.
QR코드 <사진=바이두> |
QR코드란 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격자무늬의 2차원 코드를 가리킨다. 스마트폰카메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각종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만의 QR코드를 생성할 수 있어 1대1 인증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9일 인민망 등 현지 주요 매체에 따르면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QR코드 결제 관련 업무 기준 및 안전 수칙 등의 내용이 담긴 ‘바코드결제업무규범’을 관련 부서에 하달했다. 이는 사실상 QR코드 결제의 합법적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지난 2014년 인민은행이 QR코드 지불 관련 업무 중단을 권고한 지 2년만의 결정이다.
앞서 지난 2014년 3월 3일 중국 당국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정확한 업무 규범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텐센트, 알리바바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들에 QR 코드 사용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가 권고 수준에 머물면서 지난 2년 QR코드는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중국 전역에 빠르게 보급됐다.
지난 상반기 기준 중국 내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는 4억2400만명에 육박한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20% 가까이 늘어난 수준으로, 전체 인터넷 인구 대비 모바일 결제 이용자 수 비중도 57%에서 65%로 급증했다. 모바일 결제 사용자의 대부분이 QR코드를 이용해 지불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내 QR코드 사용자 수는 최대 4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중국 금융업계의 한 전문가를 인용 “ 당국이 QR코드를 통한 결제를 제한했음에도 현실적으로 위쳇페이, 알리페이를 통한 QR코드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제는 대형 마트는 물론 노점상, 심지어 걸인들까지 QR코드를 사용하는 상황”이라며 “한발 뒤에서 시장을 지켜보던 당국이 본격적으로 양성화 및 제도화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빠르게 보급된 것은 쉬운 접근성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가 온라인 시장에 한정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에서는 오프라인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한 지불이 성행하고 있는데, 바코드 형태의 QR코드가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를 원터치로 연결하는 인증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QR코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당국의 눈치를 보던 대형 국유은행들도 최근 잇따라 관련 서비스 도입에 나서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7월 15일 중국 공상은행은 4대 국유은행 중 처음으로 QR코드 결제 서비스를 정식 도입했다. 공상은행은 향후 온오프라인 결제는 물론 최근 준비중인 O2O 서비스 전반에 QR코드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행, 민생은행, 평안은행 등 시중 대형은행들도 정식 QR 코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계좌이체에 부분적으로 QR코드를 도입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중국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이 QR코드 결제를 합법화 함에 따라 은행들은 물론 지하철역,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공공장소에 QR코드가 도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당국이 마련한 QR코드 결제 규범은 이르면 8월 말 정식 발표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범안에서 QR코드 결제의 일일한도가 5000위안, 1회 한도가 1000위안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